진솔하고 부담없는 산문집 읽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철저히 주관적인 기준에 의해 고심한 결과라도, 나의 선택이 100%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삶이 책에서 멀어질수록, 내게 낯선 작가들은 많아지고 그만큼 내가 모르는 것들이 많아지며 선택의 폭은 좁아지는 까닭이다.
황인숙 시인의 글을 처음 만났다. 그녀의 시 한 편 접한 일 없는 나의 선택에 일단 힘을 실어준 것은 책 말미에 실린 고종석의 발문이었다. 상대를 귀하게 여기며 다감하게 쓰여진 그 글은, 일면식도 없는 작가를 향한 시샘마저 불러일으키는 예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