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을 읽고나서

자전거 여행을 읽고나서
김훈
여행이란 즐거운 것이다. 힘든 일상에서 탈출할 수도 있고, 항상 보던 숨막히는 높은 빌딩들에서도 해방될 수 있는 것이 여행이다. 여행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피로가 풀릴 수도 있고, 안 풀릴 수도 있다.
작가 김훈은 자전거로 전국 여행을 하자는 일념으로 어느 가을 여행을 시작했다. 그의 자전거 이름은 풍륜이었다. 그와 자전거는 오랫동안 함께한다. 함께 비를 맞기도 하고 야간에 서로를 의지하며 달리기도 한다.
그가 찾아간 곳은 강과 산들이다. 강은 생명의 젖줄이라고 불릴 만큼 많은 생명이 태어나는 곳이다. 해마다 철새들이 찾아오고 물은 끊임없이 흐르는 것이다. 철새들은 유전자에 지도가 각인이 되어 해가 지나고 수십년이 지나도 그 후손들이 찾아오는 것이라고 한다.
강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일명 소멸과 탄생이다. 많은 사람들이 강의 시작과 끝을 궁금해 한다. 시작…(생략)

들도 많이 만나게 된다. 행복한 사람들만을 만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시골의 인심 좋은 동네 사람들을 만나 밥을 얻어먹거나 하룻밤 신세를 지기도 하지만 사업에 실패하고 직장에서 쫓겨나서 고향을 찾아온 사람들도 만나게 되는 법이다. 그들은 비록 빚에 쪼들려 살고 있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아직까지 고향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여행한다는 것은 많은 용기로 필요로 한다. 자신의 체력만을 믿고 시작하는 여행이기 때문이다. 물론 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곳을 자전거는 쉽게 들어갈 수 있으니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을 보고 가는 행운을 누릴지도 모른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지도 모르는 것이 자전거 여행인 것이다. 김훈은 여행이 끝난 뒤 풍륜을 못쓰게 되었다. 자전거 수명이 다한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자전거를 샀다. 그는 그 자전거를 타고 다시 여행을 할 것이다. 더 많은 것을 보기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