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를 읽고나서 장마를 읽고

장마를 읽고.
독후감 대회 선정도서를 아직 다 읽지 못한 필요 이상으로 느긋한 나는 얼마 전에야
부리나케 도서관으로 달려가 장마라는 책을 빌리게 됐다.
두툼한 책을 눈으로 저울질 해가며 한숨만 푹푹 쉬다가 큰맘먹은 듯이 차례를 펼쳤다.
제일 끝의 소설 제목이 `기억 속의 들꽃` 이었다. 기억 속의 들꽃이라면 우리 교과서
에도 실린 소설이었다. 그때 참 재미있게 본 기억이나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한자
한자 읽어나갔다.
이 소설은 해맑은 한 어린이의 눈으로 바라본 전쟁당시의 상황을 담아놓았다.
동만 이라는 남자아이의 가족은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고모 외할머니 이모 등
친가 외가가 한집에 살고 있다.
육군소위를 달고 일선 소대장으로 나가있는 외삼촌의 전사소식.
화가 난 외할머니는 빨치산에 고래고래 저주를 퍼붓고 이런 모습을 할머니 역시 빨치
산…(생략)

되었고 할머니는 일주일동안 더 누워계시
다가 세상을 뜨셨다. 그리고... 그 지긋지긋한 장마도 끝이 났다.
나는 이 소설을 읽고 두 할머니의 아들을 향한 희생적인 삶이 가슴에 와닿았다.
아들을 통해 동병상련의 입장으로 서로를 위로해주는 모습을 보며 한쪽 가슴이 아려오
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소설에 나오는 자연스러운 사투리들 덕분에 잠시동안 농촌의 소박한 마을에
와있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었다.
그리고 외할머니의 외삼촌과 친삼촌중 어떤삼촌이 좋냐고 묻는 대답에 머뭇거리는
동만이의 모습이 순수해 보였다. 어린이의 눈으로 바라본 전쟁의 모습은 황폐하고 잔
인했다.
아마도 작가 윤흥길은 이런 어린이의 눈을 통해 전쟁의 끔찍함을 보여주려고 한 것 같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