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의 평전 전태일평전

전태일 평전
전태일 평전 {어느 청년노동자의 삶과 죽음}(돌베게출판사 83년)의 지은이가 변호사 조영래씨였음이 밝혀진 것은 90년 그가 작고한 직후다. 전태일이 남긴 글 조각들과 주변사람들의 기억들, 50 60년대에 걸친 사회상황, 그 파편들을 짜맞추어 한 분신노동자의 삶을 복원해낸 이 책은 전태일을 독자대중에게 연결시켜 준 최초의 책이라는 것 말고도, 전태일 삶의 안과 밖을 매만지는 서술의 곡진함과 문체의 아름다움 때문에 `도대체 누가 지었나`가 자주 얘깃거리가 됐다.
76년 민청학련사건으로 수배중이던 조영래 변호사는 가깝게 지내던 청계피복노조 총무부장 민종덕(전태일 기념사업회 회장)씨를 찾아가 잔 글씨가 깨알같이 박힌 대학노트 한권을 내밀었다. 그는 굳이 누가 썼는지를 얘기하지 않았지만 민씨는 특유의 `잔 글씨`로 한눈에 알아보았다고 했다. 당시 몇몇 출판사들이 이 노트에 관심을 보였으나, 유신 이후 노동운…(생략)

씨가 다시 써보라. 그리고 평전이 지나치게 죽음을 미화해 청년노동자와 학생들의 분신과 죽음에 어떤 영향이나 끼치지 않았는지 ."
출판사쪽은 90년말 조영래씨의 병이 치명적인 것으로 판명되자, 83년 당시 상황 때문에 원고에서 삭제 출판된 부분들을 되살리고, 지은이를 조영래씨로 밝혀놓은 개정판을 준비했다. 책표지를 `어느 청년노동자의 삶과 죽음--전태일기념관 건립위원회 엮음`에서 `전태일 평전--조영래 지음`으로 바꾼 채 서점가에 나온 이 개정판에는 전태일을 기리는 문익환 목사의 글과 더불어 조영래씨를 추억하는 친구 장기표의 글이 서문을 대신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