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평전을 읽고서 일반독후감 전태일 평전을 읽고서

전태일 평전을 읽고서
그는 스물 하나의 짧은 인생을 분신자살이라는 형태로 마감했다. 다소 억울하지 않았을까? 넉넉지 못한 가정에서 자랐지만은 그 불우한 환경 때문에 좌절하거나 타락하지 않고, 오히려 어려운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살다간 그였다. 그는 삶을 끝내기에는 그 때 너무도 어렸다.배움에 대한 미련도 있었고, 한번쯤 잘 살아보고 싶다는 욕망도 있었다. 그는 다만 말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이름 없이 살아 온 노동자이지만 그들이 아직도 살아있고, 또 그들 또한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는 사람이란 것을 말이다. 항상 굶주려 허기진 배, 항상 지칠 대로 지친 몸과 마음. 가난으로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하지 못한 미련, 그리고 사회에 대한 소외감. 그의 생은 항상 이러한 것으로 가득 차 있었다. 피복 제조업 계통의 봉제 노동자인 아버지 밑에서, 그나마 그 아버지가 여러 차례 실패를 거듭하면서 그는 더 어렵게 살았다. 동생들과 …(생략)

태일이 있기 전까지는 그런 단어를 입 밖에 꺼내 볼 생각이나 해 봤는지 모른다. 모두들 그럴만한 여유도 힘도 없던 때였다. 그는 평화시장에서 시다로 취직한 지 얼마 뒤에 재단사가 되었다. 재단사는 업주가 어느 정도 유착 관계가 생겨서 임금도 많이 받고, 하루에 자신의 시간을 어느 정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주인에게 있어서 편파적인 대상이었다. 게다가 한 작업장 내에서 다른 직공들에 대해 재단사의 영향력은 막강한 것이기에 그는 업주들로부터 정당한 타협을 이끌어내야겠다는 마음으로 재단사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었다. 그렇지만 재단사가 되어서도 그는 별반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없었다. 그는 그게 너무도 안타까웠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노동 운동에 뛰어들기로 결심한 것이다. 전태일이 노동 운동에 발을 들인 다음부터 그는 근로 기준법 책을 사서 항상 들고 다녔다. 법과 대학 학생들이나 본다는 그 두껍고 비싼 책을, 그는 기쁜 마음으로 읽고 또 읽었다. 그에게 있어 그러한 법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실낱같은 희망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여러 재단사들과 `바보회`라는 단체를 조직했었다. 근로 기준법에 따른 근로 조건을 갖추면서도 많은 수익을 올리는 이상적인 기업을 갖고자 여러 차례 구상과 계획을 세웠었다. 하지만 자금 부족으로 그것은 공상으로 그치고 말았다. 그래서 그가 택한 마지막 방법이 죽음이었다. 한평생 어렵게 살아왔으면서도 그 모든 좌절과 고난을 이겨낸 그가 노동운동을 위해서 죽음을 택한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그가 인생에 최대 목표를 거기에 두었기 때문이다. 그는 노동운동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그러한 자신들의 요구가 제대로 들어질 리 없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그래서 항상 “누구 하나 죽어야, 몇 명이 희생해야 이루어질 모양이다” 라고 늘 말했었다. 수많은 노동자들을 위해 내놓은 자신의 목숨. 물론 한 방울의 이슬이 되어 세상에 뿌려지길 기도했던 그의 뜻대로 그의 죽음으로 인해 노동 운동 뿐만 아니라 학생 운동, 농민 운동, 재야 민주화 운동의 발전 도화선을 당겼다. 그의 죽음은 지금도 우리들 가슴속에 깊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