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을 읽고 나서 불꽃…

불꽃
저자 : 선우휘
출판사 : 민음사
불꽃.. 무너가 강렬한 듯한 느낌..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무작정 이 책을 읽었다.
그렇다 `불꽃`은 격렬하게 타오르는 듯한 일제 강점기나 6.25와 같은 격동기에 시대배경을 둔 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바로 `현`이라는 인물이다. 전통적인 한국의 여인상인 어머니의 헌신과 보살핌 속에서도 자신의 할아버지인 고노인의 이기주의와 실제 주의에서 만들어지는 현에 대한 압박, 압력 등과 같은 상황들이 현을 점점 소극적인 삶을 지향하게 만든다. 하지만 피라는 건 속일 수 없는 것이라던가? 자유를 구속 당하기 싫어하는 것 또한 현의 모습이었다.
일본교수의 감상에 젖은 강연내용에 반발하는 것도, 언제나 현재의 사실로부터 피하고 도망치려고만 하는 것도 모두 다 자신의 모습인 것이다. 이렇듯 현은 확실한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한 채, 이 두 가지 상반된 자신의…(생략)

단 한 뿐인 혈육에 대한 사랑으로 호소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 옛날 자신의 자식을 묻은 무덤을 앞에 두고 자식이 아니라고 했던 것도 자신을 먼저 두고 죽은 자식에 대한 원한에서 우러나온 미운 마음이 아닌, 진정한 슬픔을 표현할 방법을 잘 몰랐던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탕`하는 총소리와 함께 쓰러지는 할아버지에게서 흘러내리는 피처럼, 붉은 불꽃이 결국 현의 마음속에서 타 오르고야 말았다.
지금까지의 소극적인 자세나 과도기적인 방황에서 오는 자세가 아닌 적극적인 불꽃을 마음에 품고 살게 된 것이다.
이 소설을 다 읽어보니, 대단한 결말이 있는 것은 아닌 듯 싶다.
어쩌면 여기서의 `불꽃`은 격정기의 시대적인 불꽃이나, 현의 과도기에서 벗어나는 불꽃이 아닌, 우리 모두 각자의 마음에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해 주려는 불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