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촌을 읽고 사하촌을 읽고

사하촌을 읽고
책 첫 장을 펼쳤을 때 한문으로 寺下村이라고 제목이 쓰여져 있었다. 사하촌의 의미를 해석해 보니 절 아래 마을이라는 뜻이었다. 한 나라가 망하면 그 나라의 종교도 나라와 같이 피폐해지는 것을 역사 속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또 국왕이 백성들의 마음을 하나로 통일하기 위해서 사용했던 정책 가운데 하나가 종교를 통해 새로운 나라에로의 힘을 응집시키기도 했다. 국가와 종교는 공생공존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소설 사하촌에서 불교는 일본과 손을 잡고 농민들의 생활을 곤궁으로 밀어 넣는다. 작가는 이런 불교와 함께 그때의 힘들었던 농민들의 생활을 소설 속에 그려놓고 있다.
들깨는 말라붙은 논에 조금이나마 물을 대려고 나갔던 농민은 허탕만 친다. 그 알량한 봇물까지도 보광사 중들이 자신들의 논으로 끌어썼기 때문이다. 성동리의 농민들 대부분은 보광사의 땅을 부치고 사는 소작농이다…(생략)

선처를 호소하나 거절당하고 논에는 입도 차압표가 붙는다. 그리고 고 서방은 야반도주를 하고 만다. 더 이상 빼앗길 것이 없는 극한 상황에 처하자 농민들은 차압 취소와 소작료 면제를 탄원하기 위해서 볏 짚단을 들고 보광사로 향한다. 철없는 아이들도 행렬의 꽁무니에서 절 태우러 간다고 부산히 떠든다.
우리는 소설 속 보광사의 논을 소작하는 성동리 마을 사람들의 힘든 생활을 통해 일제하의 피폐한 농촌과 함께 그 때 불교의 그릇된 행동을 함께 볼 수 있다. 차돌을 굴러 떨어져 죽게 하고서도 살인죄를 받지 않고 흉년인 것을 알면서도 소작료를 전과 똑같이 받거나 더 많이 받아내는 일제 시대 때 일본을 보면서 우리는 저절로 두 주먹을 불끈 쥐게 된다. 일제 시대 때부터 우리 나라와 국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준 일본이 오늘날에는 자신들의 잘못된 행동을 반성하기는커녕 거짓된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서 자신의 후손들에게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려 들고 있다. 우리는 역사 왜곡을 막아야 한다고 흥분만 할 것이 아니라 일본의 역사 왜곡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하루 빨리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 우리는 일본이 저질렀던 잘못들을 보상받고 진심 어린 일본의 사과를 받아야겠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어려움과 고통 속에서도 서로 부둥켜안는 성동리 마을 주민들의 연대 의식을 되새겨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