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비를 읽고 나서 소낙비

소낙비
저자 : 김유정
출판사 : 범우사
왠지 김유정의 소낙비라는 책이 가슴 한 곳에 깊이 박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 보기로 하게 되었다.
배경은 역시 책제목답게 소낙비가 내리고 있는 어느 마을이다.
비가 음산하게 부슬부슬 내리는 날, 돈 5원을 주고 산 춘호의 오막살이집에는 비가 이곳 저곳 새기 시작한다. 며칠 전부터 돈을 달라고 조르던 춘호를 외면했던 아내는 절정기에 오른 오늘 그것을 피하지 못하고 돈을 꾸러 가기 위해 집을 나온다. 도라지 순을 겨우 팔아 생계를 유지해 나가는 판에 돈이 어디에서 나올 리가 없었다. 하지만 아내는 쇠돌 엄마 집으로 간다고 하며 산을 넘어간다. 쇠돌 엄마는 아내처럼 천한 농부의 아내였다. 그런데 어쩌다 이 동리 이 주사와 배가 맞았다는 소문이 나면서 쇠돌 엄마는 돈방석에 앉게 되었다는 것이다. 전에 이 주사와 한번 부대낀 일이 있었는데…(생략)

다. 춘호는 내일 아내가 얻어올 돈 이원을 가지고 노름방에 가서 돈을 많이 따 와 서울로 상경할 것이라는 작은 꿈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 날 저녁, 춘호는 서울에 가서 해야 할 일 몇 가지를 아내에서 설명한다. 그러다 쿨쿨 골아 떨어진 아내를 보며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사랑스럽게 끌어안아 준다. 그 날 아침, 춘호는 아내를 예쁘게 단장 시켜 쇠돌 엄마네 집으로 보내며 이야기가 끝이 난다.
이 소설을 처음 읽었는데 처음 읽은 소설 같지가 않게 참 귀에 익은 내용이었고 김유정의 소설답게 끝이 어중간 했던 것 같다. 그 끝에 남는 약간의 여운과 그 뒤에 이어질 내용의 궁금증이 한동안은 내 머리속에 꽉꽉 차 있었다. 이 소설은 그때 당시의 현대성을 많이 담고 있는 것 같다. 김유정의 소설이라 충분히 현대성을 많이 담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 조금은 눈치 챘었지만 실제로 읽어보니 그 시대의 시대상을 보다 자세하게 알 수 있는 충분한 자료였다. 무능력한 남편인 춘호 아래에서 힘들게 살아온 19세의 아내는 결국에 어쩔 수 없는 부와 행복을 추구하는 한낱 여자였다는 사실이 약간의 여운을 남게 했다. 조금더 생각했더라면 그 방법 말고도 다른 방법이 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많은 미련을 갖게 되었다. 수행평가를 한다는 핑계아래 읽었던 책이었지만 나름대로 나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고 소설 속에 있는 시대와 그 시대의 문제점을 알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현대 소설을 되도록 많이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