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을 읽고 봄봄 3 3

봄봄을 읽고.
‘나’ 는 벌써 3년 7개월 째 성례를 시켜준다는 장인님의 말에 돈 한푼 받지 않고 점순이의 집에서 머슴살이를 하고 있다. 장인님은 내가 빨리 성례를 치러달라 하면 점순이의 키가 미처 자라지 않았다며 미루곤 한다. 내외를 해야 한다는 장인님 때문에 키가 자라고있는지 알 길이 없는 ‘나’는 답답하기만 하다. 아픈 척을 해봐도 소용이 없었다. 구장님께 찾아가도 봤지만 오히려 제대로 된 답은 듣지도 못한 채 지금 상황이라면 ‘나’가 오히려 더 안 좋은 상황이라는 말만 듣고 돌아오게 된다.
정말 바보가 아닌가 싶었다. 어찌하여 자기가 이용당하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일을 시킨다고 하는 건 또 뭔가. 이쯤 되었으면 무언가 이상한 것을 느끼고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았을까?
어떻게 보면 정말 바보 같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정말 안쓰럽기도 하다. 어쩌다 저런 장인에게 이리도 맘…(생략)

마, 나뿐만 아니라 점순이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모두 그랬을 것이다. 어찌 욕을하겠는가. 어쩔 수 없었을 것을 잘 아는데.
하지만 장인님은 한번 더 욕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저리도 얄미운지 알 수가 없다. 주인공은 왜 또 저리도 미련한 것인지. 저 둘은 보면 볼수록 안타깝기만 하다.
만약에, 장인님에게 ‘나’말고 다른 사람이 걸렸다면 장인님은 어떻게 했을까? 어떤 구실을 붙여서라도 쫓아냈을까? 지금이야, ‘나’가 맹하고 순진해서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 줄을 모르니 그럴 필요가 없지만, ‘나’보다 훨씬더 똑똑하고 야무진 사람이었다면 아마 저런 것을 가만 보고만 있지는 않았을 테니 말이다.
난 장인님도 빨리 정신차리고 둘이 성례를 치러줬으면 좋겠다. ‘나’도 빨리 정신차려서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파악했으면 한다. 점순이 역시 장인님의 편을 들든지, `나`의 편을 들어서 어느 한쪽으로 기울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