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 편지를 읽고 야생초 편지를 읽고 3 3

야생초 편지를 읽고
《은은한 따스함이 담겨져 있는 책》
어렸을 때, 놀이공원에 빼곡이 심어져 있는 튤립, 장미를 보고 마냥 기분이 설레인 적이 있다. 엄마, 아빠를 졸라서 나들이를 갈 때면 장미가 어디 있을까, 튤립이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에 눈이 이곳저곳을 살폈었다. 하지만 가면서 보게 되는 많은 들꽃들은 항상 봐왔고, 수수해서 그런지 어린 나에게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교과서에서 어떤 글을 읽게 되었다. 우리나라꽃(들꽃, 야생초)과 외국의 화려한 꽃을 비교해놓은 글이었는데, 아마 내가 지금 꽃에 대한 관념은 이 때, 이 글을 읽게되면서 생긴 것이 아닌가 싶다. 그 후 큼지막하고 화려한 튤립, 백합, 카라... 이런 꽃보다는 길가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귀여운 들꽃에 눈이 더 갔다. 밖으로만 나가면 사시사철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들꽃이 좋았다. 책보다는 컴퓨터를 좋아하는 내가 아무런 제약 없는 시험…(생략)

성한 수풀 가운데 살고 있는데도 이런 정성과 열심을 낼 수 있었을까?’ 이 구절은 나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다. 내가 지금 간절히 원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만약 내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면, 내가 이렇게 열심히 노력했을는지.. 나는 항상 내가 완전하게 모든 것을 지녔으면 하고 바랬었다. 하지만, 나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은 오히려 무엇인가 부족했을 때인 것 같다.
특히 내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모기 이야기였다. 방안에 들어온 모기를 ‘먹을만치 먹으면 가버리겠지.’하며 놔두는 글쓴이의 태도에도 놀랐지만, 너무 많이 먹어 제대로 날지 못하는 모기가 더 피를 빨아먹으려다 결국 죽음을 당하는 장면에 지나친 욕심은 피를 부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지나친 욕심은 금물이다.” 라는 말을 많이 들어오고, 읽었지만 이처럼 내 가슴에 와 닿았던 적은 처음이었다.
이 책에는 은은한 따스함이 묻어 난다. 평소 많이 봐오던 친근한 야생초와 일상에서 봐오고 생각하던 것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글쓴이를 만날 때면 새삼스레 내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고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편견을 고치게 된다. 야생초들의 소개 뿐만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담겨있다. 지금 한번 밖을 둘러보아서 귀여운 야생초 하나를 옮겨 심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