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을 읽고 오페라의 유령

오페라의 유령
에리크. 자신의 추한 외모에 컴플랙스를 느끼고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슬프고 고독한 사내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천부적인 재능과 강렬한 카리스마에 아무런 해도 입히지 못했다. 아니, 적어도 내 눈엔 그러했다. 그가 크리스틴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라훌을 고문실에 잡아가두는 등의 야비한 짓을 하였더라도 나는 결코 그가 미워 보이지도 경멸 스럽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의 그런 태도가 이해되었다.
오랜 외로움과 고독속 에서 발견해낸 천상의 목소리를 지는 그만의 천사를 그는 결코 손에서 떠나보내기 싫었던 것이다. 그는 부드럽지만 때로는 잔인하고, 무자비하며, 비열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모든 것이 한 여자를 사랑하는 마음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의 사랑하는 방법이 썩 좋은 쪽은 아니었으나, 충분히 그가 그녀에게 원했던 것을 알수있게 했다. 그는 그녀가 자신의 곁에서…(생략)

롭다는 표현을 쓰고 싶었을 만큼이었다.
나는 이 책을 읽은 후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뮤지컬을 보러 갔었다. 뮤지컬을 다 본뒤 나는 울고 말았다. 정말 감동적이었기 때문이다. 한 여자를 진정 사랑했지만 그녀가 진정 사랑했던이는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였기 때문에 그 둘을 보내주고 혼자서 쓸쓸히 죽어 가는 안타깝고 슬픈 영혼을 가진 유령의 슬픈 사랑이야기. 마지막에 유령이 조용히 읊조리는 노랫 가사는 정말 슬펐다. 본디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불러야 할 그 곡을 유령은 혼자서 부르며 서서히 죽어갔던 것이다.
한 여자를 사랑했기 때문에 독점하려했고, 그녀를 독점하려 했기 때문에 비열해지고 잔인해질 수밖에 없었던 고독한 한 사내의 이야기. 그러나 결국은 그녀의 행복을 위해 모든걸 포기하고 그녀를 보내주었던 한 사내의 이야기. 이 이야기는 내게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었다.
첫째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목숨마저도 선뜻 내놓을 수 있는 사랑. 둘째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신의 인생이 고난에 처해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사랑.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이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떠나 보내줄 수 있는 사랑.
내가 사랑을 한다면, 훗날 사랑하는 이를 위해 이들처럼 할 수 있을지.
이 책을 덮으면서 다시한번 에리크를 사랑해주고 싶다. 고독했던 그에게 작은 행복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