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을 읽고

오페라의 유령을 읽고
-비운의 생을 산 남자
처음에는 이 책을 괜히 샀나 싶었다. 이 책을 읽어서 좀 우울해 진 것 같았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로 더 알려진 작품이다. 하지만, 원작을 먼저 읽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뮤지컬 만큼이나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내 친구 여러명이 이 책을 읽고 머리 아파서 도중에 포기했다고 한다.
사실 나도 미스터리라고 하길래 굉장한 추리 소설이라 생각하고 잔득 기대에 부풀어 샀다. 하지만 재미고 머리가 아픈데다 이해가 가지 않아서 앞장을 여러 번 넘겨야 했다. 돈주고 산 책이라 그만 읽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읽었는데, 갈수록 재미가 더해져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끝은 비극적 결말이라 꽤 많은 양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에릭’이라는 괴신사를 생각할수록 안타깝고, 가엾게 여겨져서 자면서도 울었다. 에릭은 선천적 …(생략)

없는 만용을 부리는(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자작을 좋아하고 있어서 결국에는 맺어지지 못하는 비극적인 결말을 낳게 된다. 그녀는 에릭을 불쌍하다고는 여겼지만 그를 사랑하지는 않았다. 그녀의 눈에 비치는 에릭은 비정상 적 괴물이었고, 흉칙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괴물이 아니라 인간이었는데.. 그는 사람이었고 다만 얼굴이 기괴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간대접을 못 받는 사람이었다. 그는 느낄 수 있고 말할 수 있고 생각도 할 줄 아는 괴물이라기엔 아까운 인간이다. 어쩌면 그는 그녀가 자신을 마음에 두지 않는 다는걸 알고 부터 자의적 소멸을 꾀했는지도 모른다. 온몸이 만신창이가 될 때까지 자신을 원망하고 자학하며 숨죽여온 울 모습을 생각해 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하지만 그가 사람을 죽였다고 해서 악인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분명 도덕성에는 결여되는 일이지만, 그는 사람답게 사는 법을 몰랐다. 모두가 그를 보면 피하고, 경멸하고 혐오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는 자연스럽게 삐뚤어진 삶을 살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연히 배울 수가 없었을 것이다. 차라리 동정을 했더라면 결과는 나아졌을 지도.. 나는 그의 편에 서고 싶다. 물론 에릭의 얼굴을 본다면 본능적으로 달아나겠지만 마음으로나마 위안을 그에게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