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현궁의 봄을 읽고 운현궁의 봄

<운현궁의 봄-김동인>
분노를 억제한 야심이 만들어낸 봄
“아이고 아이고” 조선 근대의 괴걸이요, 전에 없던 절대적 권리를 갖고 조선과 그 백성을 참으로 이해한 흥선 대원왕 이하응이 그 생을 마친 날이다.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이하응은 명색만 왕가의 친척인 사람이다. 이 책의 제목에 있는 ‘운현궁’이란 곳은, 미래의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사는 곳이다. 그는 처음에 관직에 올랐을 때는 누구보다 더 믿음직하고 성실했다. 하지만 안동 김씨 세력들이 정치에 불을 지피게 되면서 세도정치를 하자, 이하응은 김가들이 왕족을 몰살시키려는 것을 눈치채고 일부러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바보 행세를 한다. 특히 김가네에서 하는 잔치란 잔치는 모두 참석해서 ‘상갓집 개’ 라는 소리를 들으며 음식을 얻어먹고, 그에 맞는 갖은 멸시와 무시를 받는다. 돈을 빌리러 가서 웃음거리가 되어오기도 하고, 기분이 나빠도 상황에…(생략)

오르는 것으로 끝난다. 이로써 바로 운현궁에 봄이 온 것이다.
흥선 대원군이라는 사람에 대해 잘 몰랐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흥선대원군을 어떻게 보면 너무 노골적으로 높였다고 보일 수도 있겠지만, 국사 공부를 하면서 충분히 걸러내고 인정하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야망에 대한 투철한 목표와 정확한 계산, 야망을 이루기 위한 그쯤의 수모를 견뎌내는 것. 흥선대원군은 정말 카리스마가 엄청난 인물이다. 안동 김씨 세력들은 모두 등골이 서늘했을 것이다. 어젯밤까지도 내가 침뱉고 비웃고 무시하던 사람이, 이젠 대원군이 되어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다니.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만 아니면 꽤 좋은 정치를 한 분인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왜 흥선대원군이 그렇게 백성을 위한 정치를 실시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읽고 나서 흥선대원군에 흥미를 느껴, 인터넷에서 ‘명성황후’라는 좀 된 드라마 사이트에 들어가서 줄거리도 읽어보고 흥선대원군에 대해 여러 가지를 찾아보았다. 나도 커서 되고 싶은 것이 있다. 난 커서 인류에 크게 기여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 꿈이 너무 추상적일 지는 모르겠지만, ‘아들을 왕으로 만들겠다.’ 는 꿈보다는 구체적이지 않은가? 커가면서 더 구체적인 꿈을 찾아야 하겠지만, 의지가 흐트러질 때마다 흥선대원군을 생각하게 될 것 같다. 자신의 꿈과 야망을 위해서 정확히 계산하여 그것만을 향해 나아가는 태도를 본받고 싶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힘든 일도 참고 견딜 수 있었던 태도도 본받고 싶다. 이 책을 읽은 후에 흥선대원군에 대해 배웠다면 수업시간에 아는 척을 해보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었을 것이다. 아무튼, 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봤지만, 언제 한번 사놓고 평생 보관하고 싶을 책이다. <끝>

<과학자>는 바꿔 쓰셔도 무방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