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땅을 사랑하려면 제 발로 걸어보아야하리 바람의딸

제 땅을 사랑하려면 제 발로 걸어보아야하리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를 읽고-
내가 살고 있는 곳은 금산보다도 더 작은 시골이다. 뒤에는 산과 앞으로는 강으로 우리 나라의 전형적인 촌락의 모습인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입지조건을 갖춘 곳이다. 그저 산과 강으로 둘러싸여 아늑한 곳에 위치한 마을이다. 그래서 매년 찾아오는 꽃과 나무들의 축제가 열릴 때면 새들이 날아와 지저귀고 꽃에서는 향기로운 향이 퍼져 나와 우리의 눈과 귀를 항상 즐겁고 맑게 해준다. 이런 풍경들은 시골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이다. 허나,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이런 풍경들을 낯설어 할 것이다. 물론 내가 여기로 처음 이사왔던 때처럼 말이다. 문화적인 혜택이 적고 여러 가지 불편한 것들이 많은 시골에서 단 한가지 매력을 느낀 것은 매년 사계절마다 찾아오는 귀여운 새들과 아름답고 푸른 꽃과 나무 풍성한 열매, 그리고 소복소복 내리는…(생략)

는 참된 길이다. 낯선 곳에서 무섭고 외롭고 힘들기 마련일텐데 한비야 씨는 내가 느끼지 못한 행복함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부러웠다. 나는 한비야 씨가 느끼고 있는 그 행복을 언제 느껴볼까? 하는 의문도 든다. 이런 작은 행복조차도 느끼지 못한다면 정말 그 삶은 고되고 슬플 것이다. 또한 일반 사람들이라면 세계여행만 끝마치고 말았을 것을, 다시 우리 나라의 소중함을 알고 이 책을 낸 것에 대해 무척 고맙고 존경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도 알지 못했던 우리 나라에 대한 것들이 많이 쓰여있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흰옷을 즐겨 입는 이유, 각 지방의 유명한 산과 바다, 고적과 명승지, 우리 나라의 문화, 정겨운 시골 인심 등 많은 이야기들이 크고 작게 쓰여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오른쪽으론 책을 놓고, 왼쪽으로는 우리 나라의 큰 지도를 펴놓고 한 손 한 손 짚으며 읽어 내려갔다.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은 우리 나라가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곳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나 역시도 그랬다. 어른들이 고향이 그립다 라는 말도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고향을 떠나 여기 이사를 오고,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야 이해가 가고, 또한 우리 나라의 소중함과 푸근함 등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옛 선조 들은 신하된 자가 임금에게 벼슬을 받으면 조상에게는 영광이요, 후손에게는 경사로운 일로 모두 임금의 은덕인데도 나라에 보답할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어찌 충이라 하겠는가? 라 했고, 또한 「시경」에 이르기를 `보답이 없는 말은 없고, 보답이 없는 덕이란 없다`고 하였으니, 하물며 충신이 나라에 대한 보답이 없겠는가? 라 했다. 우리는 대한 민국이라는 크고 넓은 울타리 안에 살고 있다. 대한 민국에 태어나 살고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하며, 또 이 나라를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도 생각해 보아야 할 중요한 과제의 하나 일 것이다.
책장을 한 페이지, 한 페이지씩 넘길 때마다 그 속에 나오는 사투리를 쓰는 할머니와 한비야 씨가 자세히 설명한 경치들이 내 머리 속에 필름의 한 장면처럼 넘어갔다. 그 만큼 재미있었고, 그 경치가 아름다웠다. 요즘 우리 나라를 설명하는 대표 단어인 삼천리 금수강산이라는 말이 사라져 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삼천리 금수강산이다. 물론 미래에도 그래야 할 것이다. 옛 선조 들이 물려준 깨끗하고 맑은 물과 소중한 땅의 소중함을 알아야 할 것이다. 지금 여러분들이 신고 있는 신발과 양발을 벗어 놓고 비옥하고 기름진 땅을 한번 밟아 보라. 또 깨끗한 강에 들어가 보라. 하지만 요즘 도시에서는 그 쉽고 행복한 일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에 서글프다. 이 책은 유명한 사람이 쓴 글이나, 옛 성언 들이 쓴 명심보감, 또는 요즘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다른 어떠한 책보다 더 포근하고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와 더 교훈적이었고 내 가슴에 와 닿았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난 한비야 씨와 함께 우리 나라를 여행하는 듯 했다. 그 기분은 아직도 생생히 느껴질 정도이다. 나도 내 자신을 책임질 줄 아는 나이가 되면 세계 여행을 하기 전, 우리 나라부터 여행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한비야 씨가 글로도 표현하지 못한 그 무언가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그것을 기대하며 난 벌서 가슴이 떨려온다. 제 2의 한비야가 되길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