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뒷골목 조선의 뒷골목

< 조선의 뒷골목 풍경을 읽고 >
언제나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단하고 고귀하다. 혹 일반 백성이나 천민들이 나온다 해도 홍경래나 만적과 같이 역사상 길이 남을 큰 일을 낸 인물뿐이다. 나의 조상일 수도 있을 별감 옆집에 사는 말똥이 아빠네 집, 개똥이 엄마네 주막집 이야기는 나와있지 않다. 하지만 이들 모두는 실제 우리와 같은 땅에 우리보다 조금
먼저 살아가신 우리 선조들이다. 옛날에 일어났던 큰 일들이 조금만 잘못되었더라면 우리 현대 사회는 어떻게 되었을까를 물었던 ‘만약에’ 라는 책처럼 이 책도
우리 이전 사람들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책 내용 중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오렌지족 별감 이야기였다. 별감은 임금님의 옆에서 왕명도 전달하고 왕이 쓸 벼루나 문방용품을 관리하던 하위직이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온갖 사치를 하며 옷치장에 기생들과 놀아났다는 이야기는
옛날이…(생략)

어쩜 미래에는 비슷한 모습으로 그려지지 않을까.
이제까지 우리는 너무 반듯하고 좋은 과거만을 찾고 있었던 것 같다. 금속활자를 언제 만들고, 한글창제는 몇 년이고 처럼 말이다.
분명 숨기고 싶은 과거도 있는데 말이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처럼 지금도 똑같이 반복되고 있는 사회 현상들이 비단 지금만의 문제는 아니었다는 사실이 조금은
씁쓸하고 또 신기해진 그런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