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여행자를 읽고나서 망고쥬스 사건 지구별 여행자

지구별 여행자를 읽고...
우리 집에는 안 읽은 책들이 아주 많이 쌓여있다.
읽다가 지겨워서 그냥 책꽂이에 꽂아 놓은 책들이 아주많다.
계속 이러면 안 읽은 책들만 쌓이겠다고 생각해서
오늘이야 말로 책을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망설였는데
내가 좋아하는 시인 류시화의 책인 지구별 여행자가 있었다.
지구별 여행자는 유명한 시인 류시화가 인도 여행을 하면서
적은 이야기들을 엮은 책이다.
이 책은 이야기가 쭉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 편의 이야기가 끝났으면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는 그런 식의 책이다.
한마디로 단편의 이야기들이 한 책에 있는 셈과 같다.
어쨌거나 나는 여러 단편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망고 주스`라는 아주 짧은 이야기다.
내가 이 이야기가 인상 깊었던 이유는 가게 주인인 노인…(생략)

겁지겁 기차에 탔다.
일단 기차는 탈 수 있었지만 중요한 망고 주스를 두고 온 것이였다.
그런데 언제 떠날지 모르는 기차를 두고 갈 수 없는 일!
그래서 할 수 없이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차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가게 주인인 노인이 달려왔다.
가게 주인은 끝까지 “서두르다가는 오히려 잃기 마련이다.”라고 신신당부를 하였다.
나는 이 이야기를 읽고 정말 놀라웠다.
가게 주인은 끝까지 류시화가 놓고 간 망고 주스를 건내주려고
기차가 있는 곳까지 가다니 말이다.
만약 내가 가게 주인이였다면 어차피 자신이 안 가져갔는데
자신 잘못이지 하면서 돈만 받고 망고 주스를 도로 넣었을 것이다.
하지만 몸을 이끌고 류시화에게까지 달려가 망고 주스를
건내는 할아버지를 보면서 너무나도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할아버지의 말이였다.
“서두르다간 오히려 잃기 마련이야”
라는 말이 아주 딱 들어맞았던 것이다.
나는 이때 새옹지마라는 사자성어가 문득 떠 올랐다.
그리고 나의 경험이 생각나 웃음도 나왔다.
얼마 전 일이다.
내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다른 동네를 갔었는데
그 때 나는 너무 목이 말라 음료수를 사려고 가게에 들어왔다.
그런데 음료수를 고르기도 전에 버스가 오는 것이다.
그냥 다음 버스를 탔으면 될 것 가지고 나는 끝까지 그 버스를 타겠다고
음료수를 대충 손에 집히는 것을 집고 거스름돈도 안 받고 나간 것이다.
나는 너무 급해서 허둥지둥 달려갔다.
간신히 버스는 탔지만 나의 거스름돈을 못 받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음료수가 아니라 엉뚱한 것을 집어 온 것이였다.
결국 못 먹고 버렸다. 그냥 조금만 천천히 행동했으면 될 것 까지고
천 원도 그냥 버린 셈이고 오히려 뛰어오는 바람에 목이 말랐다.
그 버스는 자주 오는 버스였는데 너무 안타까웠다.
그래서 가게 주인이 끝까지 류시화에게 했던
“서두르다간 오히려 잃기 마련이지”
라는 말이 너무 가슴에 와 닿았다.
앞으로는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나도 시인 류시화처럼 이곳 저곳을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함께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