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여행자를 읽고서 지구별 여행자

지구별 여행자를 읽고서...
시인이자 명상서 번역가 류시화가 15년에 걸쳐 인도 대륙을 여행하며 얻은 삶의 교훈과 깨달음의 기록. 성자와 걸인, 사막의 유목민, 여인숙 주인, 신발 도둑, 새점 치는 남자 등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우리 모두는 이 세상에 여행 온 여행자들이며, 인생 수업을 받는 학생이라는 저자의 시각이 깊은 사색과 문학성, 마음을 사로잡는 감동과 울림, 자유로운 정신들 속에 잘 드러나 있다.
기찻간, 버스 지붕, 들판과 외딴 마을 등 ??세상이 곧 책??이라고 말하는 류시화가 15년에 걸쳐 여행한 인도 대륙의 여정을 소개한다. ??사기꾼과 성자, 걸인과 여인숙 주인 등 만나는 모든 이가 스승이었다??는 그의 고백대로 37편의 여행 에피소드는 재미와 함께 삶의 도도한 교훈을 담고 있다.
또한 책의 내용 중에 기차시간이 코앞인데 시속 10m의 속도로 느릿느릿 움직여서 속을 뒤집는 늙은 가게주인은 ??서…(생략)

책에 실린 37편의 에피소드들은 나름대로의 깨달음을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책 전체에 걸쳐 흐르고 있는 화두는 역시 사랑이다. 지은이는 아무도 말을 걸지 않는 문둥병 환자의 손을 잡아주고 눈이 맑은 17세의 소녀는 앓아 누운 주인공을 위해 반딧불이를 잡아다준다. 한 늙은 수도승은 탈레스에서부터 현대 물리학의 소립자 이론까지 물질의 최소 단위에 대해 설명하는 지은이에게 "물질의 최소 단위는 다름아닌 사랑"이라고 말하는 장면도 있었는데 그 말은 정말로 가슴에 와 닿는 말이었다.
책을 다 읽고 가만히 누웠는데 지금까지 만났던 소중한 사람들의 모습이 한장의 흑백사진으로 떠올랐다. 그 사람들 중에서 항상 잔소리 하시는 엄마도 있고 옆에서 나를 지켜봐주시는 아빠도 있고 나와 항상 싸우지만 힘들 때 내 얘기를 들어주는 우리 언니도 있고, 나를 어릴적에 키워주신 우리 할머니도 떠올랐고 마지막으로 내 친구들 항상 이기적인 나에게 조금 양보해주는 내 단짝 친구도 떠올랐다.
그러면서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내 시야를 가득채우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때문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 사진 한장은 아마 앞으로 내가 힘들때마다 기운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