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드나들지 않는 지하. 어두운 그곳에 길을 뚫어놓았다. 그래서 지하철은 가다 서다 또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내가 가려는 곳에 친절히 세워주고 바람냄새 풍기며 휑하니 떠난다. 길은 사방으로 뚫렸고 그 어둠의 공간으로 줄줄이 비엔나 소시지처럼 엮어 들어가는 사람들은 많지만, 지하철은 그럼에도 소통의 길이 막혀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눈 먼 소녀는 지하철이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어디든 가고 싶어하지만 그럴 수 없고, 더는 나아갈 길을 찾지 못한 사람은 달려오는 지하철에 몸을 던진다. 지미의 그림은 한 꺼풀 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