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미동 사람들

원미동이란 `멀고도(遠) 아름다운(美) 동네`라는 뜻으로, 이 시대의 보통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를 뜻한다.
♠간단한 줄거리...
어느 추운 겨울날, 화물차 짐칸에 실려서 서로의 체온과 담요로 추위를 참아내면서 `나`와 우리 가족은 부천시 원미동 23통에 있는 연립주택으로 이사를 갔다. 원미동엔 비슷비슷한 처지의 사람들끼리 바둥대며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다.
우리 동네 지주라고 불리우는 강 노인은 시가 몇 억짜리 땅에 한사코 푸성귀 따위나 가꾸겠다고 고집하는 통에 고흥댁과 박씨는 온갖 감언이설을 다 늘어놓지만 허사이다. 결국 강 노인은 큰아들 용규에게 빚을 준 동네 사람 여덟 명의 빚 독촉에 팔고 만다.
몽달씨라는 별명을 가진, 약간 돈 원미동 시인도 이 곳에 산다. 그는 동네 사람들의 무시를 받아가며 김 반장 가게에서 일곱 살짜리와 노닥거리며 지낸다. 그러다가 하루는 밤에 깡패를 …(생략)

씨(氏)는 동네 사람들에게 놀림을 받게 된다. 하지만 엄씨는 인삼찾집 여자에 대해 미안함과 동정심을 갖는다. 결국 인삼찻집 여자는 동네 사람들의 눈총에 못이겨 힘들게 낸 찻집을 떠나고 그 자리에는 경자 친구가 하게 될 화장품 할인 코너가 들어선다.
경호네는 연탄 주문, 쌀 배달 등으로 알뜰히 살아 김포 슈퍼까지 내게 되자, 김 반장의 형제 슈퍼와 출혈 경쟁이 붙는 바람에 헐값에 물건을 살 수 있게 된 동네 사람들만 신바람이 난다.
그런 와중에 김포 슈퍼와 형제 슈퍼 사이에 싱싱 청과물점이 생겨 부식 일체와 완주 김까지 팔았다. 이것을 알게 된 경호네와 김 반장은 휴전을 맺고 힘을 합쳐 싱싱 청과물의 수입을 막아 버린다. 약이 오른 싱싱 청과물은 김 반장에게 대들어 싸움이 붙지만 김 반장에게 물씬 얻어맞는다. 이 싸움으로 김 반장은 신임을 잃어 동네 사람들의 미움만 산다.
연립주택의 지하실 생활을 하는 우리 가족은 용변 보는 일에 눈치를 보느라 힘들어 한다. 주인집 화장실 사용이 쉽지 않아서 그 동안 남의 집 신세를 져가며 그럭저럭 해결해 왔다. 그런데, 이집 저집에서 문단속을 하기 시작하는 바람에 더욱 난처해진 `나`는 주인집을 잔뜩 원망한다. 하지만 주인집 여자는 유부남을 끌어들여 사는 처지라서 문을 함부로 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그런 그녀를 오히려 동정하게 되었다.

● <원미동 사람들> 이해하기
<원미동 시인>은 1986년 6월 <한국문학> 152호에 발표한 단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연작 소설집 <원미동 사람들>은 연작소설집으로 11편의 이야기로 되어 있다. 거대한 도시 문명 속에서 늘 억압당하고 무기력해져 가는 현대 한국인의 평균적인 일상의 삶을 우수에 어린 정다운 모습으로 그려 유주현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부천시 원미동이라는 구체적 장소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작은 삶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지만, 사실 원미동의 세계는 실제적인 삶의 세계이다. 대개 봉급 생활자와 도시 중심부에서 밀려나 있는 평균적인 보통 인물들을 등장시켜 세태의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하여 희망과 절망, 폭력과 소외, 갈등과 이해 등으로 얼룩져 있는 삶의 부조리와 속물 근성을 풍자하면서, 소시민의 일상적 삶과 인간다운 삶에 대한 향수를 형상화하고 있다. `원미동(遠美洞)`이란 문자 그대로 `멀고 아름다운 동네`인데, 이 글에서는 `기어이 또 하나의 희망`을 만들어가며 살아야 할 우리들의 동네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원미동은 작고도 큰 세계이다.
<원미동 시인>은 이유없이 한 개인이 당해야 하는 폭력과 이 폭력에 대한 이웃의 방관을 보여준다. 선량하기 그지 없는 몽달 씨가 당하는 폭행에 무관심한 김반장의 태도, 이것은 바로 지금의 우리 사회가 지니고 있는 무서운 속성, 즉 보이지 않는 힘으로부터 개인에게 가해지는 비합법적 폭력과 이 폭력에 대해 전혀 이의를 제기할 수 없도록 만드는 모순투성이 사회 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이며, 아파트 문화에 젖어 있는 우리 이웃간의 단절 현상에서 그 단면을 볼 수 있다.
또한, 이 작품은 작자 특유의 아름답고 간결한 문체로 독자에게 신선감을 준다. 물질만능의 현대 사회에서 주변부 인물로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풍속도를 작품화하여 우리 사회의 총체적 모습을 압축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대상의 핵심을 날카롭게 포착하는 관찰력으로 형제수퍼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삶의 단면을 부각시킨 세태소설이다. 작가 양귀자는 소시민들의 삶을 <멀고 아름다운 동네>에서 <한계령>에 이르는 원미동 연작에서 압축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원미동 사람들을 읽고 생각하거나 느낀 점.
이 소설은 1980년대에 쓰여진 소설이다. 이 소설에는 그 당시의 사회적, 문화적 상황을 나타내는 연탄, 유선방송, 단칸방, 안테나 등이 나온다.
1980년대 대도시 외곽 지역으로 내몰린 평범한 소시민들의 삶이 잘 드러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구체적 배경을 바탕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을 다뤘다. 또한, 인물들 간에 다양한 사투리를 사용해서 사람들의 소박한 삶을 사실성 있게 드러내었다. 이 소설은 이야기의 사실성이 돋보인다.
김반장, 경호네, 싱싱 청과물 간의 갈등을 통해서 먹고 사는 일이 힘겹고 치열한 서민들의 삶의 모습이 단적으로 나타났으며 순박함과 인간미만을 가지고는 살기 힘든 경쟁적인 사회의 모습이 나타나 있다.
마을 여자들간에도 김포슈퍼와 형제 슈퍼 중 어느 쪽에서 물건을 살지 매우 갈등을 한다. 여자들은 대부분 새로 개업을 해서 깔끔하고 정돈도 잘 되있고 물건도 좋은 김포 슈퍼로 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형제 슈퍼가 물건 값을 대폭 내린다. 여자들은 고민을 하게 된다. 이 부분은 어느 동네에서나 가게와 소비자간에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으악새 할아버지라는 이상한 할아버지가 등장한다. 이 할아버지는 사회에서 소외된 채 외롭게 살아가는 독거 노인들의 모습을 드러냄으로서 지금 사회 제도에 대한 불만과 비판 정신도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인물들의 성격-경호네는 좀 어리버리 하고 남의 말에 잘 따르는 순진한 사람 같다. 김반장네는 너무 성격이 과격하며 야박스럽고 인정머리가 없는 것 같다. 싱싱 청과물 주인은 생각이 깊지 않은 것 같다. 원미동에 오자마자 형제슈퍼와 김포슈퍼의 동맹으로 물러나게 된 것을 보면 처지가 불쌍하다. 동네 사람들은 인정이 많고 이해심도 있다. 그러나 자기 이익에 집착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마지막에 또 다른 전파상이 온다는 소식으로 새로운 갈등의 기미가 보인다. 이것은 원미동 사람들의 고단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어쨌든, 작가는 어떠한 한 동네의 주민들의 삶의 모습을 그려내면서 우리 모두에게 소시민의 일상적 삶과 인간다운 삶에 대한 향수를 보여주려고 이 작품을 만들게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