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을 읽고나서 이방인 3

이방인을 읽고나서..
장 폴 사르트르의 작품을 몇 차례 보면서 실존주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실존주의에 입각한 작품들을 몇몇 섭렵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작가가 알베르 카뮈였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이었기에, 나는 망설이지 않고 그의 작품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첫 대면은 [이방인]과 이루어졌다.
만약 내가 실존주의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일반 책을 읽듯이 읽었다면 아마 이해하지 못하고 도중에 폐기했을 지도 몰랐지만, 이미 그 실마리를 품고 읽어 나갔기에 다른 작품들 보다는 쉽게 이해 할 수 있었고, 그 속에 묻힐 수 있었다.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부는 하나의 독립된 단편 소설처럼 잘 짜여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부분은 유기적으로 잘 결합되어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내용이 길지 않고 짧다. 또한 명성 있는 작가들의 악습처럼 고답적인 말…(생략)

하지 않았다.
그를 대하는 사람들과 그와의 태도의 대비에서 오는 격차가 묘한 긴장과 재미를 낳는다.
주인공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 주인공은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어니까지나 자기 자신이다. 철저하게 자신을 따른 삶을 산다.
반면 개를 잃은 영감에게 베푼 호의나 마리와 레이몽의 관계는 지극히 피상적인 연극 같은 것이다. 하지만 타인들은 그 관계에 친분을 놓아둔다. 어쩌면 스스로를 이방인로 방기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재판 또한 재미있게 엮어진다. 이야기의 핵심인 주인공은 제쳐두고, 그 주변의 사람들의 이야기로만 주인공의 운명을 결정지으려고 하는 것이다.
물론, 주인공은 그 사실에 반감을 가진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이방인이 아닌가 싶다. 결국 "나"는 "나"의 삶에서 이방인처럼 그저 지켜볼 뿐이라는 것이다.
마리에게서의 나, 변호사에게서의 나, 레이몽에게서의 나, 검사에게서의 "나"들이 치열에게 대치하여 내가 결정되는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사형선고가 훨씬 "나" 스스로에게 충실하다. 주위 사람들이 환호하던 멸시하던, 그 죽음만은 내가 직접 부대끼는 일이고 남들이 간섭할 수 없는 것이다.
그때서야 이방인이 아닌 내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문을 낳는다.
존재. 그리고 나. 사르트르를 읽기 전에 차라리 이것을 먼저 보았다면 좀 쉽게 풀어 볼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든다.
실존주의에 처음 맛을 들이는 사람이라도 쉽게 접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 과연 나는 내 삶에서 이방인을 치부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