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머씨 이야기를 읽고 좀머씨 이야기

좀머씨 이야기...... 이 책은 사람을 너무나 순수하게 만들고 천사같이 고운마음씨를 가지게하는 책이다. 누구나 이 책을 읽으면 어릴적 순수했던 날들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동화같은 필치로 감동을 준다. 이 책에 나오는 꼬마(키 1미터 겨우 넘길때)는 어릴적에 아주 가벼웠기 때문에 바람이 불면 하늘을 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또 나무타기를 아주 좋아하는 순수한 꼬마였다.
나는 어떻게 꼬마가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구절 때문에 흐믓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 꼬마가 좀머씨를 보게됐다.
좀머씨는 항상 걸어 다녔다. 겨울이면 검은 외투를 입고, 고무장화를 신고, 대머리 위로는 빨간색 털모자를 쓰고 다녔고, 여름이면 까만색 천으로 띠를 두른 납작한 밀짚모자를 쓰고, 카라멜색 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다녔다. 그는 …(생략)

"월요일에 너랑 같이 갈게..."
꼬마는 그 말에 많은 것을 준비했다. 데이트 코스, 먹거리, 그 애를 웃게할 이야기, 작별선물(꼬마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드라이버) 등...
수업이 다 끝나고 여학생들만 수업을 더 받게 되자 꼬마는 즐겁게 소녀를 기다렸다. 하지만" 애! 나 오늘 너랑 같이 안가." 그 말한마디로 소년은 힘없이 집으로 걸어갔다.

그 뒤 꼬마는 키가 135㎝가되는 소년이 되었다. 미스 풍켈 선생님댁에서 피아노를 배우기 위해 자전거를 배웠다. 처음 자전거를 탈 때에는 서툴렀기 때문에 앞이나 뒤에서 누가 오기만 하면 자전거에서 내려 그 사람이 나를 추월할 때까지 걸어야 했다.
하루는 피아노 시간에 지각을 하고 말았다. 미스 풍켈 선생님댁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시간이 너무 늦어서 선생님께 지각에 대한 변명도 제대로 못하고 질책만을 받았고, 피아노 연습때도 반음처리를 잘못해 선생님께 심한 꾸중을 들어야만 했다.
이 일로 소년은 자살결심을 했다. 나무위로 올라가니 여러가지 생각이 떠오르고 많은 사람들이 후회할 것 이라는 생각에 행복하기까지 했다. 막 몸을 일으켜려는 순간 소년은 좀머씨를 보게 된다. 좀머씨의 행동을 보고 소년은 자신이 얼마나 바보같은 생각을 했는지 깨닫게 된다. 나도 어릴때 그런 적이 있었다. 화가나고 분하면 가끔씩 자살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래서 나에게 이 소년의 생각은 낮설거나 이상하기 보다는 나에게 또 하나의 미소가 떠오르게 하였다.

그 뒤 세월이 흘러 소년은 170㎝으로 성장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좀머씨의 마지막 모습을 보게 된다.
좀머씨는 반쯤 물에 잠긴 채로 호수 가장자리에 서 있다가 갑자기 호수의 한가운데로 발을 옮겨 놓았다. 어느새 물이 어깨 위로 차올랐으나 그는 멈추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소년은 그제서야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감을 잡을 수 있었으나 아무런 소리도 지르지 못했다.
어느 한순간에 좀머씨의 모습은 호수면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좀머씨의 실종은 한동안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가 완전히 없어진 것을 깨닫게 된 마을 사람들은 갖가지 상상을 한다.
물론 소년은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은 채 묵묵히 침묵을 지켰다. 내 자신이 어째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그것은 결코 두려움이나 죄책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다. 아마도 ??그러니 제발 좀 나를 그냥 놔두시오!??라는 좀머씨의 말이 생각났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나무 위에서 들었던 그 신음 때문일지도 모른다. 특히 소년을 침묵하게 만든 또다른 기억은 물속에 가라앉던 좀머씨의 모습이었다.

이렇게 이책은 좀머씨의 죽음으로 마무리된다.
하늘위를 날 수있을거라 생각했던 꼬마의 순수한 생각, 좀머씨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뱉었던 그 말한마디, 어딘가 슬퍼보이고 사연깊은 소사정이 있을것 같은 좀머씨의 뒷모습...
좀머씨는 무슨사연으로 그렇게 걸었을까? 얼마나 힘들었으면 자살까지 했을까? 좀머씨가 한말은 거의 없었지만 나는 좀머씨의 모습을 묘사한 글만 읽고도 좀머씨의 마음과 생각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좀머씨 이야기를 읽고서 많은 감동을 느꼈다.
꼬마의 순수한 시각으로 본 이 이야기는 동화속 아름다운 그림처럼 내 마음에 오래 오래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