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문을 읽고 좁은 문을 읽고…

좁은 문을 읽고…
저자 : 앙드레 지드
출판사 : 푸른나무
좁은 문. 인터넷에서 본 짧은 줄거리에는 종료라는 말이 많이 언급되어 있었다. 나는 종교를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책을 읽기를 약간 꺼렸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나의 이 근거 없는 의심은 점점 사라져 갔다.
이 책은 대충 이런 내용으로 되어있다.
제톰과 알리사는 원래 그냥 친구로서 우정을 쌓아가던 사이였다. 어느 날 알리사의 외숙모가 딴 남자와 멀리 도망쳐 버리자, 침대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던 알리사에게, 제톰은 무릎을 꿇고 그 동안 숨겨왔던 사랑을 고백하게 된다.
이때부터 이들의 아픔은 시작된다. 둘은 너무도 엄격하고 경건한 종료를 사이에 두었기 때문에 둘의 사랑은 서로 남남인 것처럼 어색하게만 진행된다.
설상가상으로 알리사의 동생인 줄리엣이 제톰을 짝사랑하게 되면서 이들의 사랑은 더욱더 힘들게만 보였다.…(생략)

드는 그렇게 놔두질 않았다. 평소 종료에 대한 믿음을 전혀 갖지 않던 나에게는 종료에 의한 시들어버린 이들의 사랑이 안타깝게만 느껴질 뿐이었다. 이들은 그냥 종교의 피해자, 순교자인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사회에서도 이러한 광적인 종료에 대한 믿음이 인간을 해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집단 자살이며, 집단 농성, 종교간의 싸움이 그 예이다. 종교는 우리의 삶을 안정되고 아름답게 하지만, 그것에 대한 믿음은 적절할 때 그러한 결과를 볼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하지만 알리사의 그러한 행동을 종교에 대한 광적인 믿음으로만 본다면, 너무 지나친 편견일 것이다. 알리사는 종교적인 이유로 제톰을 버리리라 하였지만, 여전히 제톰을 사랑하고 있었다. 그녀는 단지 그들의 사랑을 종교적으로 아름답게 승화시키려 했다. 이것은 그녀가 남긴 그 일기를 보면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알리사가 고통을 받았던 이유는 제톰을 사랑하는 자기의 기본적이고 본능적인 감정을 애써 억누르고 사회와 종교 속에 있는 편견과 고정관념만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난 내 생각은 이렇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많은 종교가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믿으며 위안을 삼고, 삶의 희망을 얻는다 할지라도, 현대와 같은 사회에는 이러한 종교의 역할은 작다고 나는 생각한다. 위에서 예와 같이 종교는 많은 사회 문제를 야기 시키기도 하며, 과학문명 사회에선 이러한 허구적인 믿음보다는 합리적인 사고와 선택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종교적인 믿음은 좋되, 자기의 합리적인 생각과 기본적인 감정, 자기의 안위에 해를 끼치는 정도의 믿음은 오히려 불행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잘못된 믿음으로 불행한 생을 마친 알리사와 제톰의 아름다운 사랑을 보며...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마치 축구에서 이기고도 무언가 부족한 듯한 무언가 잘못된 듯한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