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글씨를 읽고 주홍글씨

주홍글씨를 읽고
주홍글씨, 이 책을 맨 처음 읽은 건 초등학생 때였다. 그때는 어려서 그저 이 책이 어둡고 환상적인 이야기만 나열해 놓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읽고 독후감을 쓰면서 이 책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좀 더 고차원적이고 생각할 것이 많은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은 물륜을 저지른 두 사람 중, 헤스터는 주홍글씨 A라는 낙인을 가슴 앞에 달고 다니는 벌을 받는 반면, 딤즈데일 목사는 죄를 숨기다가 몇년 후, 자신의 죄를 밝힌 채 죽는다는 줄거리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헤스터가 주홍글씨 A를 달고도 사람들에게 항상 헌신하려는 마음을 가져 인정받는 것이나 목사가 죄책감에 시달리며 채찍으로 자해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난 이 책이 인간이 구원받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헤스터와 딤즈데일 목사는 우리 인간을 상징하는 게 아닐까.
헤스터…(생략)

나고 아름답다는 말이 2-3차례나오는 데, 힘든 고난 속에서도 빛나고 영광스러울 헤스터의 마음씨를 상징하는 것 같다.
펄은 헤스터의 단 하나뿐인 말상대가 되어줌으로써 헤스터가 살아갈 용기를 갖게 하지만, 반면, 주홍글씨A를 계속 상기시켜주고, 아픔을 줌으로써 헤스터가 죄를 잊지 못하게 한다.
주홍글씨에 큰 관심을 보이는가하면 헤스터가 주홍글씨를 떼었을 때에는 헤스터에게 접근조차 하려고 하지 않았다.
엄격한 꼬마 절대자같은 존재로서 헤스터와 딤즈데일의 가슴에 경각심을 불어넣어준다고 할 수 있다.
펄이 도망갈 결심을 하는목사의 키스는 거부하면서 죄를 고백하고 진정으로 참회하려는 목사는 껴안은 것도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데 한 몫을 했다.
또한, 펄은 헤스터가 마녀의 유혹에서 빠져나오는 데도 도움을 주는 데, 이는 약한 인간을 보호하는 하나님을 연상시킨다.
이렇듯 펄은 날카로운 하나님처럼 헤스터와 목사에게 아픔을 주고, 어떨땐 포용해주는 역활을 했는 데, 이는 목사가 죽음으로써(구원을 얻음으로써라고 생각함) 끝나게 된다.
펄은 한 번 이런 말을 한 적이있다.
"누구나 어른이 되면, A가 저절로 나타나는 게 아니냐"고.
이 의미심장한 말처럼 우리는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크고 작은 죄를 짓게 마련이다.
아마 누구든 조그만 천들이 모아 이어져있는 A를 달고 있을 것이다.
헤스터가 그랬듯이 우리도 그 A를 아마 평생 지니고 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 가슴에도 펄이 살아 우리를 구원해주길 바란다.
내 가슴속의 펄의 웃음소리를 들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