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열쇠를 읽고 천국의 열쇠

‘천국의 열쇠’란 책을 처음 접한 것은 내가 처음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이다. 그때는 아직 어렸던 까닭인지 그 의미를 채 이해하기도 전에 흥미를 읽고 책을 덮었었다.
이 이야기는 스리스 신부가 프렌시스 치셤의 성당을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스리스 신부는 치셤 신부를 못마땅해 하는 무리 중 하나로 치셤의 성당에 관한 조사를 목적으로 그를 방문하여 그에게 은퇴할 것을 선언한다.
치셤이 회상한 그의 삶은 정말 파란만장 한 삶이었다.
그의 행복했던 가정은 아버지, 어머니의 죽음으로 산산조각이 나버렸고, 그 후 그를 맡게 된 외조모 미세스 그레니는 그를 자신의 아들과 차별하며 학대하였다. 이어 신학교를 다닐 때도 그는 평범한 학생은 아니었다. 간신히 신학교를 졸업하고 보좌신부가 되어서도 그는 주위의 멸시를 받고, 중국에서도 여러 고난을 겪었다.
그가 파이탄에서 선교사업을 했을 때 흑사병이 유행하였는데…(생략)

치셤의 순수함을 난 동경한다.
치셤이 중국을 떠날 때 챠 씨가 말했던 말을 기억한다.
‘신부님, 언젠가 전에도 말씀 드린 적이 있지요. 세상에는 숱한 종교가 있고, 어느 종교에도 천국으로 들어가는 문은 있다는 얘기…나는 지금에야 당신 종교의 문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이상한 소망을 갖게 된 듯합니다. 당신은 당신의 모범으로 저를 정복하신 겁니다.’
그가 중국을 떠날 때 처음엔 그를 인정하지 않던 사람들도 모두 나와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를 인정하지 않은 스리스신부 또한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이처럼 치셤의 순수함과 진실됨은 큰 힘을 지녔다. 처음엔 그를 인정하지 않던 이들이 감화되는 모습을 볼 때 난 뿌듯함을 느꼈다. 주위의 장애물에도 흔들리지 않고 조용하고 묵묵하게 자기의 길을 나아가는 치셤의 삶이야 말로 정말로 가치 있는 삶이라 생각한다. 나도 부와 명예를 떠나 정신적으로 좀 더 성숙한 삶, 세속적인 것에 때묻지 않고 순수하게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삶, 이런 삶을 살고 싶다. 이런 삶이 바로 작가가 보여주고자 했던 ‘천국의 열쇠’를 지닌 삶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