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디아의 비밀

클로디아의 비밀
저자 : E.L.코닉스버그
역자 : 햇살과나무꾼
출판사 : 비룡소
출판계에도 많은 상들이 있겠지만 뉴베리 상을 수상한 작품들 중에는 재미와 감동을 동반한 작품이 많은 것 같다 ‘클로디아의 비밀’도 그중의 하나이다
주인공 클로디아는 자기가 학교 성적이 우수하고 모범생인 것도 지겹고 동생들과 날마다 텔레비전 때문에 싸우는 것도 지겹고 딸이라는 이유로 차별대우를 받는 것도 지겨워서 가출을 결심하게 된다 그녀가 선택한 가출지(?)는 사람많고 볼 것 많은 뉴욕을 매트로폴리탄 미술관이였다 우리는 흔히 가출하면 ‘학생 노숙자’ 또는 ‘불량 학생’을 연상하는데 클로디아의 가출은 매우 계획적이면서 교육적인 미술관이었다 그녀는 가출을 위한 돈을 모으기 위해 그녀의 동생인 제이미를 이 중대한 가출계획에 동참 시킨다 가출이 무슨 정글 탐험이라고 생각하는 그녀의 동생은 그녀와 함께 모…(생략)

일상의 탈출이 아니라 비밀이였다는 얘기를 해준다
나도 클로디아가 가출한 이유가 단지 가족에게서 차별받고 일상이 지루해서가 아니란 것은 책의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만약 내가 남동생들에게 차별받아 가출을 결심했다면 남동생과 함께 가출을 하진 않았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클로디아에게 필요한 것이 비밀이라는 사실은 놀라웠다 나에게도 남들이 모르는 비밀이 있다 그 비밀들에는 부정적인 것들도 있고 남몰래 선행을 하고 혼자 속으로 좋아하는 비밀도 있다 사람들에게는 누구에게나 비밀이 있었을 텐데 왜 클로디아에게는 비밀이 필요했었던 것일까? 자세히 생각해보면 만약 처음부터 클로디아에게 비밀이 없었다면 클로디아에게도 누구나 가지고 있었던 비밀이 필요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미국 번화가의 미술관에서 일주일이나 보낸 멋진 비밀 말이다 어쩌면 며칠 후 신문에 경복궁이나 박물관에 평범한 십대 소녀가 잠입했다 잡혔다는 기사가 실릴지도 모르겠다 물론 내게 그런 바람을 불어넣은 것은 클로디아 바로 그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