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류를 읽고

‘탁류’를 읽고...
탁류라는 책은 고등학교 1학년때 벌써 한번 접했었다. 하지만 그때 내가 그 책을 읽기에는 너무 책이 두꺼웠고, 지루했다. 내용도 좀 짜증난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별로 읽고 싶은 마음이 나지 않아 끝까지 읽어보지 못했다.
그런데 1년이 지나 다시 그 책을 접하게 되었다. 학교에서 그 소설에 대한 배경을 배워서 일까. 읽어 나가면서 주인공인 초봉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불쌍한 초봉...
탁류란 흘러가는 흐린 물 또는 그 흐름을 말한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내용은 주인공인 초봉의 삶이 탁류처럼 되어버린 것이 주된 것이다. 1930년대 식민지 시대 상황에서 지식인은 무능하기만 했다. 초봉의 아버지가 그러했다. 물론 처음부터 그러했던 것은 아니었다. 보통학교 까지 졸업하여 군청에서 일을 했지만 그것은 고용직에 불과했다. 세월이 흐르자 경쟁에 져서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나는 그때부…(생략)

을 많이 사랑하고, 그들이 행복해지길 바란다. 그런 상황에서 누군가가 나에게 결혼을 요구하고 모든 걱정을 해결해 주겠다면.. 나라도 그 유혹을 뿌리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초봉과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근데 초봉의 인생은 완전히 구겨졌다.
그렇다면 내가 그런 선택을 했을 때도 결코 좋은 결과만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안되～～～ 그렇게는 안되지.. 안되...
초봉의 문제가 무엇이었나 생각해 봤다. 세상을 너무나 잘 믿고 세상에는 선한 사람만 있다고 믿는 그런 너무나 순수한 것이 초봉의 문제가 아니었나 생각을 했다. 또 누군가에게 의지하려고 하고 누군가 다 해주기만 바라는 마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결심했다. 나는 능력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물론 초봉이 능력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난 이 세상을 살아갈 때 남들에게 속지 않고 사기 당하지 않는 그런 능력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또한 누군가가 무엇을 해주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 능력으로, 노력해서 얻어내겠다고.
이 책을 읽고 정말 절실하게 느낀 것이 있다. 세상살이는 결코 만만하지 않으며 위험하고,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 ‘아무것이나 함부로 믿지 말자.’ 마음속에 새기면서 살 것이다. 남들이 들으면 냉정하고 인정머리 없는 사람이라 하겠지만 이 작품에서 보듯이 한 인간이 망가지는 것은 순식간이고 그리고 그녀를 그렇게 만든 것은 사회이다. 깨끗하지 못한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