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류를읽고 탁류2고

탁류
도서 목록에 있는 41편중에서 나는 채만식의 탁류를 읽게 되었다. 탁류는 말 그대로 깨끗하고 맑은 물이 아닌 흐리고 부유물들이 떠다니는 물이다. 여기서 이 탁류는 일제치하에 있는 우리 민족이 당했던 암울한 현실을 뜻하고 있다. 탁류라는 작품에서는 초봉이라는 인물을 통해 일제치하의 우리 민족의 수난을 대변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맨 처음 이 작품에서는 금강 묘사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처음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정주사인데, 그는 미두장에서 돈 없이 놀음을 하다가 젊은이에게 맞을뻔한다. 그는 맏딸 초봉이부터 시작해 모두 4남매가 딸린 가장이었다. 자식을 4명이나 둔 가장이 놀음이나 하고 그러니 집안에서는 끼니 거르기가 일쑤였다. 그래서 맏딸인 초봉이가 자신의 아버지 친구인 제호 집에서 일을 하면서 아버지의 몫을 대신하고 있었다. 초봉은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순수하고 여린 여성이었다. 단점이 …(생략)

혼하고 초봉을 새 아내로 맞아들이고 싶었던 것이다. 초봉은 거기에 놀아나서 뒤늦게 제호의 본심을 알게 되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그녀는 뜻하지 않게 제호의 부인이 된다. 그녀의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이런일이 또 생겨버렸다. 그만큼 당했으면 됐지 초봉이 조금이라도 더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면 이 같은 시련은 더 이상 없을 것인데 안타깝다.
하지만 이러한 시련과 고난을 모두 잊게 해 준 것은 딸 송희 때문이었다. 제호와 살면서 아버지도 모르는 아이를 낳아서 이름을 송희라고 지었는데 그녀에게 있어서는 송희가 전부였다. 초봉은 자신의 아이에게 빠져서 살림도 세간 치다꺼리도 잊는가 하면 남편이 있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지낼 때도 있었다.
그런 그녀가 제호는 점점 싫어졌다. 때를 맞춰 장형보가 나타났는데 연극을 꾸며 제호와 초봉의 사이를 마침내는 갈라 놓았다. 이 때문에 초봉은 또 뜻하지도 않게 겁탈을 한 형보와 살게 되다니 초봉은 앞날이 컴컴하기만 했다. 초봉은 지칠 줄 모르는 형보의 정력 때문에 반 년 동안에 몸이 아주 만신창이가 되버렸다. 형보는 낮에는 늙은 수캐처럼 만만하고 순했지만, 저녁만 돌아오면 그는 야수로 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살고 싶은 여자는 없었을 것이다. 초봉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생활이 몹시 힘들었다. 그래서 자살도 결심도 해보았지만 그녀의 그 결심을 억누른 것은 딸 송희 때문이었다. 아마 송희가 없었더라면 그녀는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쯤 승재는 의사시험을 학겹해 서울에 올라와서 계봉에게 초봉의 소식을 듣게 된다. 그는 초봉에게 연민의 정을 느껴 계봉과 함게 송희를 도울 방법을 찾아 초봉을 찾아 가고 있었다.
갑자기 송희의 울음소리가 들려 왔다. 안방으로 들어간 초봉은 닭새끼 다루듯 두 발목을 한 손으로 움켜 거꾸로 들고 있는 형보를 보자 눈이 발칵 뒤집혔다. 예전에 순수하고 여리기만 했던 그녀는 사라지고 그동안 당했던 모든 것이 폭발하는 순간이다. 그녀는 형보에게 사납게 달려들어 급소를 몇 번 걷어 찼다. 그리고는 형보가 쓰러지자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녀는 맷돌을 들어 형보에게 던졌다. 뼈가 으스러지는 둔탁한 소리를 내며 묵직한 맷돌이 형보의 가슴을 으깨고 굴러 내렸다. 초봉에게 이런 모습이 있는 것은 처음 알았다.
초봉을 도우러 갔던 승재가 때마침 도착했고 승재는 초봉에게 자수할 것을 청하고 초봉은 이에 응해 자수하러 간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초봉이 마침내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180도로 돌변하는 장면이었다. 그 때 참으로 초봉이가 불쌍하고 가엾게 느껴졌다. 물건도 아닌 사람이 이리저리 남자에게 치이는게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하지만 더 안타까운 것은 초봉이 수모를 겪었듯이 우리 민족도 일본에게 모진 수모를 겪은 사실이다. 우리 민족이 조금만 더 적극적이고 힘이 있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여기서 나는 우리들이 좀더 적극적이고 자기 주장이 강하다면 한층 더 발전된 자신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