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단편선`사람은무엇으로사는가` 톨스토이 단편집

인디북의 톨스토이 단편선을 읽고....
난 이번 방학에 심심풀이로 집어든, 그러나 결코 간과하고 넘어가선 안될 명작 톨스토이 단편집을 읽었다. 앞에 말한 대로 난 심심함을 견디다 못해 재밌어 보이는(내가 원래 고전명작을 즐겨 읽는다) 책한 권을 뽑아들고 읽기 시작했다. 톨스토이 단편집이었다. 2학년 때도 수행평가 때문에 본 적이 있었지만 그건 글씨크기 13정도 되는 그림도 드문드문 들어가 있는 ‘아동용’ 책이었고 내가 집은 책은 아버지께서 평소에 즐겨 읽으시던 글씨크기 8짜리 그림이라곤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어른용’책이었던 것이다. 물론 어머니께선 어른들이 보는 책이나 코흘리개 애들이 보는 책이나 뭐든 기특해 하시지만... 어쨌든 그 중에서 제일 감명 깊게 읽었던,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깊은 뜻이 담겨있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다.
가난뱅이 구두직공 세몬은 그 동안의 외상값을 받아 모피를 사려고…(생략)

듯 싱긋 웃었다. 다음날부터 세몬과 마트료나는 그 남자와 함께 생활하면서 구두 일을 가르친다. 세몬 가족이 그 남자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곤 이름이 미하일이라는 것 뿐 이었다. 미하일은 마치 어제부터 구두 일을 했던 것처럼 능숙하게 일을 해냈다. 그 뒤로 미하일은 쓸데없는 말을 하거나 어디 가는 일은 전혀 없었고 그저 일만 했다.
미하일이 세몬의 집에 온지 일년 후, 한 건장한 체격의 부자가 20루블 짜리 가죽을 갖고 와선 일을 주문했다. 일년 동안 모양이 일그러지거나 찢어지지 않는 튼튼한 장화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그때 미하일이 그 부자의 뒤쪽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또 한번 기쁜 듯 싱긋 웃는 것을 보고 세몬은 깜짝 놀란다. 부자는 나가다가 문간에 머리를 세게 부딪힌다. 조금 뒤 미하일은 장화는 만들지 않고 슬리퍼를 만들기 시작했다. 곧 이어 그 부자의 하인이 와서 부자의 죽음을 알리고 그 가죽으로 슬리퍼를 만들어 달라고 말한다. 미하일은 그 슬리퍼를 내주고 젊은이는 흡족한 듯 돌아간다.
미하일이 세몬의 집에 온지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여전히 미하일은 쓸데없는 말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아무 데도 가지 않았다. 어느 날 세몬은 한번도 창 밖을 쳐다보는 일이 없던 미하일이 창 밖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을 보고 놀라 보니, 어떤 여자가 두 여자아이를 데리고 가게를 찾아오고 있었다. 봄에 아이들에게 신길 신발을 맞추러 온 것이었는데 한 명은 절름발이였다. 세몬부부는 절름발이 아이에 대해 묻고 그 아이들의 어머니 이야기를 듣는다. 애 엄마는 혼자 외롭게 해산을 하고 죽어버렸고 죽을 때 한 아이의 다리위로 쓰러져 다리를 못쓴다고 했다. 그 아주머니는 그 때 8주 된 아들에게 젖을 먹이고 있었기 때문에 그 아이들을 맡기로 한다. 안타깝게도 2년 후 아들은 죽고 그 후로 자식을 가질 수 없었다고 한다. 그 여자아이들은 아주머니한테 친자식 같은 존재라고 한다. 마트료나는 부모 없이는 살아도 하나님 없이는 못산다는 말이 정말이라며 한숨을 내쉰다. 그때 방 한구석에 섬광이 비치는 것을 보고 놀란 세몬 부부가 그쪽을 보니 미하일이 섬광 안에서 싱긋 웃고있었다.
놀란 세몬부부가 자초지종을 물으니 미하일은 모든 것을 설명한다. 자신은 하나님의 벌을 받는 중이었는데 이제 하나님의 세가지 말씀을 이해했으니 하늘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은 하느님의 심부름을 하는 천사이며 6년 전 그 여자아이들의 어머니의 혼을 빼 오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고 그 여자의 혼을 빼려고 하나 그 여자의 간곡한 부탁으로 그냥 돌아오고 만다. 하나님은 다시 그 여자의 혼을 빼오라고 하고 미하일은 다시 그 여자의 혼을 빼러 간다. 여자의 혼을 갖고 돌아가던 중 돌풍이 몰아쳐 미하일은 날개가 부러져 지상으로 추락하고 여자의 혼만 하나님에게 돌아간다. 그때 한남자가 모피이야기를 중얼거리며 지나갔다. 그 남자에게서는 죽음의 기운이 돌았다. 미하일은 그 남자를 보기 싫었기 때문에 외면하고 웅크렸다. 미하일은 자신은 얼어죽기 직전인데 저 남자는 이번 겨울 날 생각이나 하고 있다 저 남자는 날 구해줄 수 없다 라고 생각한다. 그 남자가 지나가고 이제는 끝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그 남자가 돌아왔다. 방금 전의 그 인간이라고는 생각 못할 만큼 생기가 넘치는 얼굴이었다. 그 자는 자신의 외투를 자신에게 주고 집으로 데려갔다. 그의 아내는 아까의 그보다 더 무서웠다. 입에선 죽음의 악취가 뿜어져 나왔고 얼굴은 죽음의 기운으로 온통 뒤덮여 있었다. 그러나 그 남자가 하나님 얘기를 하는 순간 그 여자의 얼굴에서 생기가 넘치기 시작했다. 그 때 미하일은 사람의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그것을 알게 되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고 너무도 기뻐서 싱긋 웃는다. 사람의 마음속엔 사랑이 들어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일년 뒤 부자가 찾아왔다. 그 인간의 뒤에 자신의 동료였던 죽음의 천사가 있는 것을 보고 미하일은 기뻐서 싱긋 웃는다. 인간에게 무엇이 허락되어 있지 않은가를 알게 되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깨달은 것이다. 인간은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부자는 일년은 신을 장화를 주문했지만 자신이 그날 죽을 것을 몰랐던 것이다. 그리고 6년 째되는 오늘 자신은 두 아이는 부모 없이도 잘 자라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때 그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 가를 알게 되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게 된다.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는 이런 것을 깨달았다. 모든 사람은 자신을 살피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어머니는 자기 아이의 생명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또 부자는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지 못했다. 그날 저녁까지 무엇이 필요할지. 산 자가 신을 장화인지. 죽은 자에게 신길 슬리퍼인지를 아는 것은 어떤 사람에게도 허락되지 않았다. 미하일이 인간이 되고 나서 무사히 살아나갈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그자신을 걱정하고 보살펴서가 아니라 지나가던 세몬과 마트료나에게 사랑이 있어 미하일을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었기 때문이다. 고아가 잘 자라고 있는 것은 모두가 두 아이의 생계를 걱정해 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한 타인에게 사랑이 있어 그 애들을 가엾게 여기고 사랑해 주었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은 자기자신을 걱정함으로써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사랑으로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은 사랑으로 살고 그로 인해 하나님의 안에서 산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사람은 자기 자신만을 걱정하며 살아갈 순 없다.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