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글씨를 읽고 주홍글씨를 읽고 3

주홍글씨를 읽고
주홍글씨의 저자 나다니엘 호손은 미국 매시추세츠쿠에서 태어났는데 그의 작품이 주로 청교도라는 종교와 관련한다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그 이유를 보면 그의 조상이 청교도를 선조로 모신 집안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청교도 집안이었기 때문에 나다니엘 호손은 유럽세계 중세시대를 암흑기로 몰고 간 이 종교를 비판하기 위해 그 문제점을 정밀하게 관찰, 풍자하는 소설을 썼다. 조상은 청교도를 모셨지만 후손은 그 문제점을 비판하기 위해 청교도를 모셨으니 흥미로운 일이다. 그의 대표작 <주홍글씨> 역시 청교도의 절대적 지배 하에 펼쳐지는 이야기로서 청교도에 대한 철저한 비판이 나타나는 작품이다.
주홍글씨는 청교도의 식민지 보스턴에서 일어난 간통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책은 물론 영화로도 소개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인데 이야기의 시작은 이러하다.
늙은 의사와 결혼한 헤스터 프린이라는…(생략)

에게 공개한다. 그의 가슴에는 자신만 알게 표시했던 `A`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져 있었으며 죄를 고백한 목사는 편히 눈을 감는다.
주홍글씨.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처음부터 대강 줄거리를 알고 읽기 시작해서 다른 책을 읽을 때 보다 더 주인공과 주변인물에 대해 깊이 관찰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이 작품에 나오는 세명의 인물(헤스터 프린, 아서 딤스데일, 그녀의 남편) 모두가 각자의 고통을 지니고 살아 매우 안타깝다고 느꼈다. 먼저 헤스터 프린은 간통을 한 뒤에 그 아이를 자신이 키우기 위해 모든 고생을 감수하고 평생 주홍 글씨를 달고 사는 치욕을 감수하는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사회의 냉대에 겪었을 고통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컸을 것이다. 또한 이 주홍글씨의 공범자인 아서 딤스데일 목사 역시 자신을 위해 모든 치욕을 혼자 감당해내는 헤스터를 보는 고통과 목사의 신분으로 다른 사람에겐 죄의 두려움을 설교하면서 정작 자신의 죄는 가슴에 꼭꼭 숨기고 혼자 양심의 가책으로 힘겨워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은 마지막에라도 사람들 앞에서 고백하고 죄를 회개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덜 안타까웠다. 이 작품에서 가장 불쌍하고 안된 사람은 그녀의 남편이다. 그는 뛰어난 의사였고 또한 냉철하고 이지적인 인물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아내가 주홍글씨를 달고 평생을 살아야 한다는 걸 알고 나서 그 간통상대에게 복수하고자 철저한 계획을 세운다. 후에 그 상대가 아서 딤스데일 목사라는 걸 알고 나서 그는 목사의 주치의가 되어 치료를 해주면서 정신적인 자극을 주어 목사의 몸을 더 쇠약하게 만들고 그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몰고 갔다. 그러나 목사가 죽은 뒤 그는 어떠했는가 보자.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의 대상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삶의 목표를 찾지 못하고 허망하게 죽어간다. 복수와 증오만이 남은 그는 주홍글씨로 고통받고 비난받았지만 진정한 사랑과 죄의 회개를 할 수 있었던 두 사람보다 더 불쌍한 사람이다. 세 사람의 잔인한 운명이 몰고 간 비극. 그 뒤에는 청교도라는 종교의 억압성이 있었기 때문에 고통이 더 극대화 된 것을 나다니엘 호손은 비판하고 있다. 청교도의 암흑주의를 상징한 이 작품을 통해 나는 중세유럽사회와 아메리카의 암흑기를 더 자세히 알게 되어 뜻 깊은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