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안
때는 1930년대 전쟁이후, 독일의 황폐한 도시, 도덕과 양심이란 것들은 이미 그들의 기억 속 저 멀리 사라진 지 오래고, 거리 이곳 저곳 문란한 성생활, 거짓으로 꽉 차 진실의 공간은 내 주려 하지도 않는 신문 등으로 뒤덮인 그 곳에서 주인공 파비안은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또 너무나 도덕적이고 고결한 마음을 가진 인간으로서, 지식인들 사이에 살아가고 있다. 지식인들, 그들만의 딱딱하고 어려운 언어들로 이루어진 대화를 보며, 어느새 학교 숙제 중 하나였던 독후감을 쓰기 위해 한 장 한 장 넘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