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본실의 청개구리를 읽고 표본실의 청개구리를 읽고…

표본실의 청개구리를 읽고…
저자 : 염상섭
출판사 : 동반인
이 작품은 염상섭의 단편 소설이다. 한국 문학의 큰 획을 그었던 그의 단편 소설이 어떤지 매우 궁금했다. 나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빨리 읽기 시작했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며 면도날만 보아도 공포증이 나는 `나`는 어디론가 멀리 떠나 버리고 싶던 중 마침 친구 H가 남포로 가자고 하여 따라 나선다. 기차를 갈아타려는 평양에서 `나`는 장발객을 만나게 되고 휴식 도중 낮잠에서 목을 졸리는 꿈도 꾼다. 남표에 도착한 `나`는 Y와 A로부터 광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실제로 그를 만나는 순간 중학 시절 실험실의 박문 선생을 연상하고 기겁한다. 나는 그에 대해 P에게 편지를 쓴다. 부모의 갑작스런 죽음과 아내의 잇따른 죽음, 교사 생활 중 뜻하지 않는 4개월간의 옥고, 재혼한 여자의 배신 등 광인 김창억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그대로 쓴다. 남표에서 뿔뿔이 흩어…(생략)

그가 배신, 죽음 등을 겪고 옥고를 치르는 것은 조선인들이 점점 더 억압을 당하는 것을 묘사하고 죄 없는 조선인들이 피해를 보는 것을 묘사한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나는 대단히 놀랐다. 작가 염상섭의 묘사가 뛰어 났던 것이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듯한 사건에 조선의 현실을 담아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염상섭이 뛰어난 작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작품의 줄거리가 어슴프레하게 전개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이 점은 염상섭의 단점이라고 생각되었다. 김창억의 광기가 자신의 불운이라고 한 것은 결국,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된 것은 모든 것이 다 우리의 잘못이라고 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나는 이점에 대해서는 참을 수 없었다. 우리의 억압이 다 우리 탓이라니 용납할 수가 없었다. 아쉬운 점을 들자면 역시 어슴프레하게 전개되는 줄거리다. 각 위치에서 여러 인물을 등장시켜서 여러 이야기를 만들려는 그 구성력은 뛰어 났으나 그 부담감 때문인지 이야기는 어슴프레하게 흘러간 흔적이 있기 때문이다. 단편이라는 점에 어울리지 않게 이 글은 각계각층의 사람이 등장해서 흥미가 있었다. 아무튼 이 글은 단편이라는 것에 어울리지 않게 조선인들의 총체적인 절망을 잘 그려 냈다는 데에 높은 점수를 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