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을 읽고 프랑켄슈타인

도서명 : 프랑켄슈타인
지은이 : 메리 셸리
출판사 : 미래사
프랑켄슈타인, 나는 언제나 그 말에서 시체를 조합하여 만든 흉악한 괴물만을 떠올렸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내가 지금껏 보아 왔던 스크린 속의 프랑켄슈타인은 언제나 정상적인 인간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이다. 나에게 징그럽고 괴기스러운 이미지로 다가온 프랑켄슈타인은 실체가 분명하지 못한 귀신이나 유령과도 같은 두려운 존재로 여겨질 뿐이었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나는 프랑켄슈타인의 이면을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우리가 지금껏 보아온 그 인조인간 프랑켄슈타인의 비극적인 삶이 담겨 있는 책이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하는 난제를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다.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알 수 없는 야망에 이끌려 불완전한 생명체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그러나 그 생명체가 꿈틀대는 순간 그것을 창조해낸 박사는 공포로 전율하며…(생략)

생각해 주고 싶다. 너무도 외로웠던 그는 그의 창조자를 찾아내서 배우자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면 조용히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살겠다고. 하지만 박사는 그의 소망을 저버렸다. 결국 그는 철저히 혼자인 채로 자신의 저지른 죄악에 자책을 하고 한탄을 하다가 차가운 바다로 몸을 던져 자살을 하고 만다.
요즘과 같은 시대에 이 책은 어떠한 경고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첨단 과학의 발전으로 복제 인간 논란이 뜨거운 오늘날이다. 조물주의 영역에 도전장을 내민다는 것은 장하게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서 잉태되지 않은 인간이 프랑켄슈타인식 절차를 따르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사회 부적응자, 괴물로 불리어지며 상처를 입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복제 인간은 누군가의 목적 달성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상실한 비참한 인생을 살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프랑켄슈타인의 시체 소생 실험은 성공이었지만 그 결과는 결코 성공이 아니었음을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러고 보면 한 생명이라는 것은 인간의 인위적인 기술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명은 사랑을 받으며 어울림 속에서 살 기본적인 권리가 있는 법이니 말이다.
‘세상 모든 곳에 기쁨이 가득하지만 나만 혼자 영원히 기쁨에서 따돌려졌소. 나는 원래 착하고 너그러웠소. 하지만 불행이 나를 악마로 만들었다오. 날 행복하게 해주시오. 그러면 다시 선해지리다.’
프랑켄슈타인의 이 눈물 어린 말이 메아리처럼 내 마음을 돌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정상적인 인간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상처받고 세상에서 따돌려진 그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