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을 읽고 학을 읽고…

학을 읽고
저자 : 황순원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학`은 `독 짓는 늙은이`, `별` 등으로 유명한 황순원이 쓴 단편소설이다.
처음 제목을 보니 이산가족과 6.25가 떠올랐다. 아마 전에 배운 `학마을 사람들`이라는 소설 때문일 것이다. 학은 왠지 모를 고결함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특별한 애착을 받고 있어 이런 주제의 소설에도 희망 같은 것을 상징하는 것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때는 6.25가 막 지난 후이다.
성삼은 국군의 진격으로 수복된 고향 마을에 치안대원으로 오랜만에 찾아온다. 고향마을 어귀에 들어서자 노인들은 노인들대로 고개를 돌리고 아이들은 아이들 대로 모른채 한다. 모두 경계의 눈초리로 성삼을 보는 것이다. 이것이 자신의 고향인가 싶었다. 고향을 둘러 보다가 임시 치안대 사무소로 쓰고 있는 집 앞에 이르니, 웬 청년 하나가 포승에 묶여 있었다. 그 청년은 바로 어렸을 …(생략)

엇을 깨달은 듯 잡풀 새를 기기 시작했다.
때마침 단정학 두세 마리가 높고 푸른 가을하늘에 곧 날개를 펴고 유유히 날고 있었다.>
이렇게 나와있어 처음엔 무슨 뜻인지 잘 몰랐었지만 속뜻을 알고 나니 코끝이 시큰해 졌다. 어른이 되었지만 유년시절의 순수한 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6.25와 관련된 소설을 읽고 나면 항상 마음 한구석이 답답해짐을 느낀다. 왜 우리 한 민족이 이런 고난을 겪어야 하는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모르겠다.
요즘 월드컵 열기로 남한이 뜨거워져 있는데, `학`이라는 작품을 읽으면서 이 열기가 한반도 전체에 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지 생각하면 아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