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탈로치 페스탈로치

페스탈로치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교무실에 들어섰을 때 벽에 걸린 그림이 눈에 띄었다.
웬 늙은 사람의 무릎과 어깨, 그리고 발목에까지 누덕누덕 기운 옷을 걸친 아이들이 주렁주렁 매뎔려 있는 그림이었는데, 아이들뿐만 아니라 그 노인 역시 기운 옷을 입고 있었다.선생님의 말씀으로는 그 노인이 바로 스위스의 유명한 교육자 페스탈로치라는 사실을 알고, 나는 당장 집에서 박스에 담아두었던 위인전을 꺼냈다.그리고는 페스탈로치를 찾아 읽었다.
이 책은 첫장부터 굉장히 흥미가 있었다. 페스탈로치는 1746년 스위스의 취리히라는 도시에서 태어났다.형 팝티스타와 병원을 경영하는 부모님을 모시고 있었지만 가난하였고, 아버지마저 일찍 세상을 떠나 그의 어릴 적 생활은 불행했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자 어머니 스잔나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나, 하녀 바베리의 주인을 위하는 마음씨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특히…(생략)

"교장 댁 주워 온 막내아들 벌써 1학년 이라며?"
언젠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네 아줌마들의 수군거리는 소리를 서너 번 들었는데, 난 친자식이 아니라고 했다.나뿐만이아니라,대학 다니는 언니도, 인천에 있는 오빠도 모두 데려다 키웠다고 한다.
친구들이 알까 싶어 걱정도 되었지만, 그런 말이 믿어지지 않았는데,이번에 그 사실을 확인할 기회가 있었다. 아빠께서 경향신문사 사도상을 타시게 되었는데, 부모없는 아이들을 데려다 공부를 시키고 있다는 말이 신문에 실려 있었습니다.
우리아빠! 페스탈로치!
나는 스위스의 교육자였던 페스탈로치를 읽고, 고아들을 사랑하고 친자식처럼 돌봐 준 그의 마음이나 우리를 잘 키우신 아빠의 마음이나 똑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안나 부인과 우리엄마도 닮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 책을 읽는동안 아무도 몰래 자꾸 울었다. 그리고 많은 것을 배웠다. 나도 어서 자라서 어른이 되어 꼭 우리 아빠같은 훌륭한 선생님이 되겠다. 그래서 어려운 사람을 도울 줄 아는 페스탈로치같은 교육자가 될 것을 다짐하면서, 사도상을 받으러 가신 아빠께 마음의 절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