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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의 중국견문록
성공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의 차이... 어쩌면 그 누가 말했듯이 정말 백지장 한 장의 사소한 차이가 그들을 엄청난 격차의 틈으로 벌려 놓았을지도 모른다.
생각이 차이, 의식이 차이... 누구나 생각하고 누구나 인식하고 있지만 이런 것들로 인해 내 인생의 모든 것이 바뀌게 된다는 게 어쩌면 허무하기도 하다.
사람들은 모두들 자신들이 특별하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에 의해 둘러싸여 내가 먼지처럼 조그맣게 보일 지라도 그렇더라도 역시 나는 특별하다. 내 생각, 내 마음.. 나에 대한 모든 것이 중요하고 소중하다. 수많은 유권자 중에서 내가 지지한 사람이 당선된다면 나 역시 대단한 존재인 것이다. 그 수많은 지지자중의 한명이지만 내가 지지했으니까! 그렇다. 정말로 눈에 밟히는 게 사람이라는 존재이지만 그 중에서도 나는 특별하다. 적어도 나에게서의 나만큼은... 정말로 특별한 존재…(생략)
. 세계지도에서 눈에 불을 키고 찾아야 겨우 보이는 한국이라는 나라의 사람이 과연 잘 생활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었다. 아는 이 하나 없이 혈혈단신으로 배낭하나 짊어지고 찾은 중국땅. 넓게 펼쳐진 광활한 대지의 흙냄새와 우리와는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 사람과의 만남이 그리 달갑지 않은 나로선 정말 엄청난 일이다. 하지만 그녀가 누구랴? 그 유명한 한비야가 아닌가!
그녀 역시 이제는 40대 후반이다. 보통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기엔 조금은 늦은 나이라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그녀에게 나이정도는 쉽게 넘길 수 있는 장애물아닌 장애물이다.
4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보통의 여자들이 그렇듯이 자식들, 남편을 낙으로 살고 있는 그네들과는 역시 많이 다르다. 세상의 반은 족히 될 남자와 그야말로 남들 다 하는 결혼한 번 안하고 삶을 살아간다는 것! 솔직히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청승이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결혼 생각이 없다는 그녀를 누가 말릴 수 있겠는가!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잠시나마 나의 머리속을 점령했던 그녀를 생각하면서 도리어 이젠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다. 조그만 거 하나에도 많이 생각하고 깊게 생각해서 정말 나 자신도 스트레스를 받는 나의 이 못되먹은 성격도 어쩌면... 정말로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리 다짐해도 역시 나는 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비야 언니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그녀가 계속 직장에 다니고 있었다면... 뛰어난 실력으로 고속승진을 해 높은 지위에 올랐을 테지만 자신이 정말로 하고싶은 일을 하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자신을 원망했을지도 모른다. 바로 그녀의 그런 생각이 지금의 그녀를 만들었다. 물론 소심하기 그지없는 나와는 생각자체가 질적으로 다르지만 말이다.
고등학교 2학년. 친구들과의 밝은 우정으로, 즐거운 학교생활로 더없이 삶이 즐거워야 할 나이이지만 언젠간 펼쳐지게 될 나의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그 때 다른 학교이지만 나와 생각이 잘 맞는 친구에게 이메일을 보내게 되었는데 그 친구의 진심어린 충고와 걱정 그리고 친구가 들려준 소중한 말이 또 다른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하버드 대학교에 입학한 어느 학생이 쓴 에세이이다. 그 학생은 원래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유는 추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진 찍는 걸 안 하기로 한 것이다. 이유는 미래에 추억하려고 현재를 기록해 두다가는 그 학생의 인생은 그냥 자신의 인생보다는 미래를 위해서 사는.. 그렇게 허무하게 지나가게 될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미래만 바라보다, 미래를 뒤쫒다가 지금의 나, 현재의 모습을 포기한다는 건 정말 의미가 없다. 현재가 있기에 미래가 있기 마련인데 현재를 즐기지 못하면 미래 역시 똑같은 후회가 되풀이 될 것인데 말이다. 그러고 보면 지금 내가 고등학교를 다니는 이유도 다 현재의 만족을 위해서가 아닌 미래의 내 모습을 위해 다니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로 미래의 내 모습에 도달했을 때 너무 허무하고, 공허한 느낌이 들지는 않을지...
그러고 보면 한비야 언니는 정말로 이 문제에 대한 답을 가장 확실하게 풀은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야말로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그녀의 가장 편안한 집이고 그녀의 고향인 그녀의 생각이 내가 하고 있는 고민, 그리고 누구나 한번쯤 생각했을 문제의 답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원하는, 내가 바라는 나의 이상에 대해서 나의 미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또, 나 자신에 대해 그래도 나는 역시 조금은 특별하다는 자부심 역시 가질 수 있었다. 아직 어린 나이여서 세상의 품을 느껴보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지금의 내 모습이 좋다. 모든 것이 걱정스럽고 조그만 일 하나에 정말 사서 걱정하는 나이지만 이런 느낌 역시 한때일 뿐이니까... 난 열심히 걱정하고, 열심히 배우고, 또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아름다운 인생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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