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그리고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독후감향수

책이름 : 향수
지은이 : 파트리크 쥐스킨트
향수 그리고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정체를 알 수가 없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 역시 그렇다. 내가 처음 본 그의 작품은 “좀머씨 이야기”라는 책이다. 마을 호수를 항상 일정한 시간에 도는 역시 정체를 알 수 없는 좀머씨와 나의 이야기.. 이 책도 역시 친구가 보는 책을 흘끔 보았다가 흥미를 느낀 책이다. 향수..우리가 흔히 하는 향수..와 그르누이가 원하는 향수는 다르다.. 그는 태어났을 때부터 아무 냄새도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향을 지배하고 있었다. 보통 아기들에게서 나는 카라멜 냄새가 나지 않았지만 고아원 주인이 숨겨 놓은 돈 냄새는 기가 막히게 잘 맡아냈다. 그래서 그는 주위사람들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했고 그래서 항상 혼자였다. 얼굴 역시 추남이었다. 무두장이 일을 하다가 죽을병에 걸렸는데 기적같이 살아난다. 그 후 무두장이를 떠나게…(생략)

인한 근성을 가지고 있어서였기 때문일까? 그리고 그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향수를 만들어 낸다. 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자신을 추종하도록 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그것은 진정함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그들은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해 주는 것이 아니라 향수로 인해 사고 능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을 따르리란 것을..
어쩌면 그가 그렇게 후각이 예민한 것은 그가 받지 못한 사랑과 행복을 다른 곳에서 찾으려는 본능적인 욕망에서였는지도 모른다. 생선 더미에 버려질 때부터 잃어버린 어머니로부터의 그 순수한 사랑을...
내가 그르누이처럼 냄새를 잘 맡는다면...어떤 면에서는 좋을지 몰라도..나는 안 좋은 점이 더 많을 것 같다. 남의 몸에서 나는 냄새, 꽃잎에서 나는 거름냄새까지도 맡아야 한다면 말이다. 어쩌면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컴퓨터의 냄새까지도 맡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럼 얼마나 피곤할까? 마치 하얀 뱀 고기를 먹고 온갖 모든 것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 사람이 행복해 질 수 없는 것과 같을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은 18세기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극히 예민한 후각을 타고난 냄새의 천재 그르누이의 일대기를 담고 있다. 그 스스로는 아무 향기도 없으면서 향을 지배하는 그는 얼마나 큰 모순인가...
그리고 그게 얼마나 큰 불행인지..그는 몸소 경험한 것이다. 이렇게 평범(?...과연 그럴까?) 하게 태어나 자란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앗! 아니다..이 책은 오체 불만족..그런 책이 아냐..)
괴이한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괴이한 소설 - 향수.. 그리고 내가 느낀 어느 살인자.. 이 책을 본 후로는 향수를 뿌릴 때마다 섬뜩함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