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의 “고향” 을 읽고 고향

현진건의 ??고향?? 을 읽고
예전에 어디선가 언 듯 보았던 ??고향??이라는 제목이 기억나 다시 펼쳐 본 책이다.
고향이라는 말은 무척 흔한 말 중의 하나이기도 한 단어였고, 고향이라는 제목을 보고는
아마도 고향에 대한 추억을 그리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을 하며 책을 펼쳐 보았다.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차에 마주 앉게 된 조선인 두 사람.
두루마기 격으로 일본 옷인 기모노를 둘렀고, 그 안에서 옥양목 저고리가 내어 보이며,
아랫도리엔 중국식 바지를 입은 그와 그런 그를 흥미 있게 보는 조선사람 이였다.
그 삼국의 옷을 입은 사람을 상상해보며 나였더라도 흥미 있게 그를 지켜보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우연인지 그들 각각의 옆자리엔 일본인과 중국인이 앉게 된 것
이였다. 희한하게도 그 삼국의 옷을 기이하게 입은 남자는 중국말도, 일본말도 서툴지
않…(생략)

비참한 생활을 하다 부모도 잃게 된 것이다. 일제강점기 시절일 것이다.
또 다시 일본이 미워졌다. 그들로 인해 아파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머릿속을 다시 한 번
지나가며 어디서 나오는지 모를 미움이 나온 것이다. 사내는 그를 위로하려는지 술을 권
하면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까 느꼈던 사내에 대한 생각들이 점차 줄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그 후 여러 곳에서 고생을 하다 가난하게 고향에 들른 그. 하지만 폐농이
되어버린 고향만이 그를 맞이할 뿐 이였다. 그 느낌이 어떨까?
어린시절 추억들이 고스란히 담긴 고향이 한 순간에 없어졌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역시나 마음이 아픈지 눈물을 흘리는 그였다. 사내는 그의 눈물에서 음산하고 비참한
조선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했다. 이를 통해 조금이나마 일제강점기 때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 얼마나 괴로웠을까…. 그렇게 폐농이 되어버린 고향을 둘러보던 그는 단 한
사람, 고향에서 그와 14살 때부터 혼인 말이 있던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 여자는 17살
때 그녀의 아버지가 20원에 유곽으로 팔아먹어, 몸값 20원을 10년 동안이나 갚고도 60원
이나 남았는데 병들고 산송장이 되자 겨우 풀려나 고향에서 일본 집의 식모살이를 하고
있던 것이었다. 이를 보며 그 여자도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과 함께
그녀의 아버지가 몹시 미웠다. 아무리 돈이 좋다고는 하지만,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어찌
딸을 팔아먹을 수 있단 말인가? 같은 자신들의 신세에 술을 나누고 헤어졌다는 그들….
괴로운 한숨을 내쉬던 그는 이야기해서 뭐하겠냐며 쓸쓸히 입을 닫아버렸다.
그 쓸쓸함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일제로 인해 찌그러져 버린 가는 그 둘을 보며
일제치하에서 얼마나 어려웠는지, 조선의 실상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일제에 짓밟혀버린 조국, 그에 아파하는 이들, 내 위로에 그들의 아픔이 조금이나마,
아주 작은 부분이나마 치유되기를 바라며….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구절,
그들이 어릴 적 멋모르고 부르던 노래 속에 담긴 아픔을 다시 한 번 느껴본다….


볏섬이나 하는 전토는 신작로가 되고요 -

말마디나 하는 친구는 감옥소로 가고요 -

담뱃대나 떠는 노인은 공동묘지로 가고요 -

인물이나 좋은 계집은 유곽으로 가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