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의 고향을 읽고 나서 고향

현진건의 고향.
현대 문학 중의 유명한 작품인 현진건 작가의 ‘고향’을 읽었다. ‘나’ 라는 인물이 중심이 되어 서울로 가는 기차 안에서 주변인물 ‘그’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1920년대 식민지 당시 조선의 ‘찡그린 얼굴’을 보여주는 작품인데 처음에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두 세 번 반복해서 읽어봐야 했다. 서울로 가는 기차 안의 풍경은 굉장히 지치고 힘 없는 축 쳐진 풍경으로 내 머릿속에 그려져 왔다. ‘그’ 는 9년만에 고향을 찾았지만 고향은 완전히 황폐해지고 흔적조차 알아볼 수 없게 되어 슬픔을 안고 일자리를 구하러 가는 길에 ‘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의 목소리는 아마 세상에서 버림받은 듯한 처참하고도 허무한 목소리였을 듯 하다. 가난으로 인해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이사를 여러번 하고 힘들게 살았던 그의 과거는 눈물로만 얼룩져 있을 것 같았다. 일본으로 건너가 일자리를 구하고..…(생략)

어딘지 마음이 아팠다. 시대적인 상황에 짓눌려 결국엔 송두리째 빼앗겨버린 부모, 형제, 친구들. 소박하지만 행복했던 삶. 작은 행복마저 누릴 수 없게 되었던 그 때 그 당시의 사람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많은 생각이 들었다. 식민지 당시 때의 ‘그’ 의 이야기는 특별한 것이 아니었을 거란 생각이 불현 듯 들었다. 이미 말했듯 누구나가 그 당시 사람들 누구나가 간직했을 법한 그 사실, 흔하고 흔한 얘기지만 절대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아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내겐 우리나라의 역사의 참혹함 보다도 그 역사속에 잊혀져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느껴져왔다.
짧지만 많은 생각과 많은 느낌을 전해주었던, 그리고 마지막장을 읽는 부분에서는 마음이 왠지 모르게 무거워지는 기분을 주었던 현진건의 고향이라는 작품은 참으로 우리 시대의 영향력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