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의 운수좋은날을 읽고 소설독후감 운수 좋은 날

운수 좋은 날 -현진건-
지난 방학동안 난 한국단편문학이라는 책을 읽었다. 우리나라 대표 단편 소설을 몇 개 엮어 놓은 책이었는데 그 중 운수 좋은 날이 가장 감명 깊어 이렇게 독후감을 쓴다. 운수 좋은 날은 중학교 3학년 교과서에도 실린 소설이었는데 당시 국어시간에 내가 배우기론 1920년대 하층민들의 빈곤한 삶을 담아낸 소설이라고 배웠다.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인 이 소설은 김첨지라는 인력거꾼의 이야기이다. 김첨지는 인력거꾼 노릇을 해서 병든 아내 그리고 젖먹이 아이와 함께, 생계를 이어 나가는 어려운 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이 이야기가 전개되는 그 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일을 나가려는 김첨지를 그의 아내는 보내지 않으려 한다. 너무 오래 병을 앓아 잘 움직이지도 못하고 누워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아내의 애처로운 눈빛을 보자 김첨지는 측은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고, 이런 날은 인력거꾼들이…(생략)

김첨지는 계속해서 술을 마시며 자신의 신세타령을 하였고, 극도로 술에 취한 그는 자신의 아내가 죽었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이내 자신에게 세뇌하듯 ‘안 죽었어, 안 죽었는데도 그래.’라고 말한다. 이 상황으로 인해 이 때 까지 이 소설이 제목 그대로 희극 소설일 거라 생각했던 난 이 소설이 그의 아내가 죽게 되는 비극 소설일 거라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결국 김첨지가 아내가 죽었다고 말하는 부분은 비극의 결말을 암시하는 복선의 역할도 하고 있는 듯 했다. 시간이 흐르고 김첨지는 결국 계속해서 피해왔던 집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다. 집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고 김첨지는 점점 더 오늘 내내 자신을 사로잡고 있던 그 생각이 현실로 왔다는 것을 예상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예상이 틀리길 바라며 ”이 난장맞을 년, 남편이 들어오는데 나와 보지도 않아. 이 오라질 년“하며 고래고래 욕설을 내뱉고 화를 낸다. 그래도 집은 조용했고, 그는 결국 자신이 아내가 죽은 것을 확인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아내를 보고 울부짖는다. 마지막에 그는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이라 하고 이 소설은 끝이 난다. 마지막에 울부짖으며 말하는 김첨지의 말이 계속해서 기억에 남았다. 설렁탕을 사왔는데도 먹지를 못하냐고.. 오늘은 어쩐지 운수가 좋더니만.. 하며 우는 김첨지의 모습에서 아내에 대한 김첨지의 사랑과 김첨지의 슬픔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소설은 제목이 운수 좋은 날이지만 실제로 이 주인공에게는 아내가 죽은 가장 슬픈 날이 되었다. 운수 좋은 날이라는 작품에 대해 더 넓게 생각해보니 일제 통치하에 배경을 고려하였을 때 작가 현진건은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운수 좋은 날이란 없다는 것은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