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의 누를 읽고 혈의누

1. 줄거리 : 청일전쟁으로 옥련의 가족은 뿔뿔이 흩어진다. 최씨부인은 남편 김관일과 딸 옥련이가 죽었는지 알고 동강에 뛰어들어 죽으려고 하였으나 구출되어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김관일은 무지한 백성들을 깨우치겠다는 큰 뜻을 가지고 미국 유학을 떠나고, 최씨부인은 아버지에게 이 소식을 듣게 되어 남편을 기다린다. 한편, 옥련이는 일곱살 때 전쟁터에서 부모님을 잃어버려 헤매던 중 철환을 맞아 부상을 당한다. 그때 일본 정상 소좌(이노우에)의 도움으로 일본 집에 양딸로 보내진다. 처음에는 이노우에 부인이 옥련을 친딸로 여겨 소학교에도 보내주고 예뻐하지만, 이노우에가 죽고 나서 개가를 결심한 부인은 옥련을 미워하기 시작한다. 집을 나온 옥련은 죽으려고 하지만 죽지 못하고, 기차에서 구완서를 만나 함께 미국으로 떠난다. 미국에서 열심히 공부를 한 옥련의 이야기가 신문에 실리고 이를 본 김관일은 자기 딸임을 확신한다. 결국 두 부녀는 상봉하고, 김관일은 구완서와 옥련을 결혼시키고자 한다. 옥련은 그러기로 하고서 평양에 계신 어머니께 편지를 보낸다. 최씨부인은 꿈만 같다고 생각하며 옥련과 남편을 손꼽아 기다린다.

2. 느낀점 : 처음에 혈의 누가 개화기 문학을 대표하는 신소설이라고 해서 고전소설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읽고나니 고전소설과는 분명히 달랐지만 약간의 한계가 있어서 조금 실망하였다. 특히나 지나친 우연성은 고전소설과는 다를 것이 없었다. 옥련이 많은 시련을 극복하고 행복한 결말을 맡기는 하지만, 모두 타인의 도움으로 인한 것이었고, 주인공들이 죽을 뻔 할 때마다 누군가가 우연히 나와서 도와준다. 또한 꿈으로 인해 주인공을 살려내기도 한다.

무…(생략)

그렇지만 이 시대에 문명개화와 신교육, 자유 결혼 등을 이야기 하고 있는 걸로 보아서 구시대적 사고방식을 뛰어넘은 신소설적 특징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된다.
옥련은 개화한 신여성이다. 특히나 일곱살이라는 어린나이에 일본에 양딸로 보내지는 배에서 옥련이 한 생각들은 나이를 뛰어넘는다. 대부분의 일곱살이라면 아빠, 엄마를 잃고서 울기만 했을텐데, 옥련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다짐한다. 일본에 온지 얼마 안 되어 일본어를 깨우치고 소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얻는 등 환경에 잘 적응했고, 교육도 많이 받았다. 어린나이에 시련을 겪어서 인지 이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미국에 유학을 가서 신여성이 된다. 그녀에게는 대한민국의 백성을 깨우치겠다는 꿈이 있었다. 이런 꿈은 구완서도 마찬가지였고 그래서 그 둘은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특히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남녀불평등 문제에 대해 그 둘이 이야기 하는 것을 보고, 그 당시에도 남녀불평등 문제가 심각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옥련의 가족들은 전쟁으로 뿔뿔이 흩어져 평생을 그리워하며 살아간다. 다시 한번 전쟁의 잔인함을 엿보게 된다. 게다가 배경이 되는 청일전쟁은 우리나라가 대상이 된 전쟁도 아니었다. 다른 나라의 전쟁에서 우리나라가 고통을 받았다는 건 약한 나라의 비극이고 지금도 그 비극은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듯 하다. 그 당시의 일부 지식인들이 이런 점을 깨닫고 바꾸기 위해 노력했듯이 이제 우리도 문명 강대국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될 때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