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파수꾼 호밀밭의파수꾼

호밀밭의 파수꾼은 공부에 휩싸인 중학교 생활이 점점 권태로워 질 즈음 친구가 내게 권했던 책이다. 첫 장을 넘겼을 때, 주인공의 어투에서부터 나는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나이도 당시의 나와 엇 비슷한 소년이 격는 일 이라니 감흥되어가는 속도도 훨씬 빨랏던 듯 싶다. 주인공 홀든 콜필드라는 소년이 네 번째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퇴학을 당하고 집으로 돌아가게 되는 과정, 그 48시간을 주도면밀하게 나열 해놓았다.
불성실하고, 외면만 반듯한 인간들이 우글거리는 장소. 난, 차라리 홀든이 그런 곳을 나온 게 굉장히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홀든은 자신이 아끼는 챙이 달린 모자를 쓰고, 학교를 나선다. 그 챙이 달리 모자는 1달러에 산 것인데 부유함과 반비례하는 상징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마디로 그 가난함이란 물질적인게 아닌 정신적인 것이 아닐까.
어느 날 밤 홀든은 택시 운전수에게 연못의 오리들이 연못이 얼면 어디로…(생략)

상실한 채 대학을 거부하고, 모든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을 때, `지금의 나와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퇴학을 당하고 이제 홀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구나 싶었을 때는 그가 무척이나 부러웠지만 뒷골목을 떠돌며 고생하는 모습을 보니 학교라는 굴레에서 안이하게 있는게 낫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앞섰다. 호텔에서 있었던일이나 내내 어른인척 하려 했던 그의 행동에 아직 순수한 감정을 잃지 않은 소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홀든은 집으로 돌아가기 바로 전날 밤에 자신의 집으로 몰래 들어가 여동생 피비를 만나 오랜만의 대화를 나눈다. 아직 순수한 초등학생인 피비로 인해 홀든의 마음 한구석에는 따뜻한 감정이 자리잡히고, 세상의 불순한 것들을 잠시나마 잊게 된다. 홀든은 이 때 피비에게 넓은 호밀밭을 뛰어노는 아이들이 굴러 떨어지려 할 때 벼랑 끝에서 붙잡아 주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 라고 말한다. 이것은`나 좀 붙잡아 주세요.`라고 외치는 홀든의 구조 요청일지도 모른다.
그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기 위해 멀리 떠난다고 말하곤 집을 나서지만 피비가 따라나서는 바람에 결국 놀이 공원으로 향한다. 놀이 공원에서 피비가 회전목마를 타고 있을 때, 하늘에서 비가 내려 홀든의 모자에 후두둑-하고 떨어진다. 피비는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고, 홀든의 눈에서는 하늘에서 내리는 비처럼 눈물이 흐른다. 나는 홀든이 비를 맞으며 다시 새로운 결심을 했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
곧게 자라나야 할 청소년들이 암담한 세상과 거짓과 허위로 둘러쌓인 세상을 벗어나려 옆으로 빗나간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정말 이 시대에 호밀밭의 파수꾼 처럼 우리 청소년들을 잡아주어야 할 누군가는 분명 필요하다. 여기서 샐린저는 처절한 세상을 응징하듯 3일동안 소년에게 고통을 가함으로서, 나에게 또는 이 책을 접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안타까운 시대를 극복할수 있는 방법을 찾아라.`라는 과제를 던져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