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질을 읽고 호질

‘호질’을 읽고
동물을 의인화하여 인간의 비행을 나무라도록 한 연암의 생각이 매우 기발하다. 나도 범을 통해서 깨달은 점이 많다. 인간의 이중적인 면과 자신의 이익에만 급급한 모습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다.
도학과 덕행이 높아 지방 서민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던 북곽선생과, 열녀 표창까지 받고서 성이 다른 아들이 5명이나 있는 수절과부 동리자는 인간의 가식과 이중적인 면을 잘 보여준다. 범은 이런 위선적인 인간이 짐승보다 못하다면서 꾸짖는다. 인간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동물들의 삶과 터전을 제멋대로 파괴하는 모습을 이야기하면서 잔인함과 박덕함을 비판한다.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는 인간과 묵묵히 자신의 일을 다하는 범의 모습을 대조하면서 범의 문, 무, 효, 인, 의를 강조하여 말한다. 다른 짐승들과 자신과 같은 종족을 배려하고 감싸안을 줄 아는 범에 비해 인간들은 자신밖에 모른다는 것이다. 하나도 틀릴 …(생략)

한다. 나는 여기서 뭔가 뒤바뀐 듯한 느낌을 받았다. 본디 학문을 익히는 것은 자신의 인격을 수양하기 위함이다. 책을 읽고, 가르침을 받으면서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채우고 인품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북곽 선생은 자신의 학문과 지식을 자신의 이중성과 이기적인 면을 감추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북곽선생의 이중적인 면을 가장 잘 보여주었는데, 호랑이 앞에서는 한없이 약한 모습이었다가 농부에게는 무시하는 듯한 말투로 자신의 학식을 과시한다. 약한자에게는 강하고, 강한 자에게는 약한 모습이 그대로 보여진다. 약한 사람앞에서는 그 보다 약한 사람이 되어 그를 높여주고, 강한 사람 앞에서는 기죽거나 아첨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내세울 줄 아는 사람이 정말로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범의 말처럼 인간이 짐승보다 못할지도 모르지만, 인간이 짐승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생각할 줄 알고 반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에만 힘쓴다면 겉과 속이 다른 북곽선생의 모습처럼 될 것이다.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속은 오물로 가득찬 사람이 되지 말고, 내면을 가꾸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