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를 읽고나서 혼자만 잘 살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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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MBC!느낌표 `책을 읽읍시다` 선정도서. 경북 봉화에서 농사지으며 홀로 자연에 순응한 삶을 살아가는 저자가 지인들과 9년간 주고 받은 편지글을 책으로 묶었다. 농사꾼으로 자처하며 시종 농사짓는 이야기를 주제로 잡고 있지만 그 속에 자연의 섭리와 세상살이의 바른 이치가 모두 담겨있다. 어지러운 세상사를 농사의 단순하고 소박한 언어에 비춰, 우리가 잊고 있는 참 삶을 깨우쳐주는 편지글 12편이 수록되어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았다. 아무렇게나 하지만 그 속에 고집으로 빽빽하게 가득찬 말투로 내뱉은 말 "혼자만 살면 무슨 재민겨!!" 이말은 아마도 작가가 오직 혼자만을 위해 -심지어 천륜이라는 자식에에게까기도 고개를 돌리며- 살아가는 우리네에게 외치고 있는 메이리 일지도 모르겠다.
얼마전 이사를 왔다. 아파트 빽빽한 다소 복잡한 도시에서 농촌으로 텃밭이 있어 너무 좋았다, 때마침…(생략)

게 들어내는 이 제목은 희생할줄 모르고 자신만을 철저히 단속하며 살아가는 나 자신에게 많은 충격을 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정성을 쏟긴 쏟는다. 하지만 그 대상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밭에는 꽃만 피는 게 아니고 풀도 나서 자랍니다...풀이 나는 곳은 씨가 제대로 트지 못한 빈 곳입니다. 씨가 잘 붙은 곳에는 풀이 돋아나지 못합니다..."
"스님, 세상에서도 뿌리 없는 것이 뿌리 박은 걸 잡아 먹습니까?"
생활도 목표와 규칙이 틈틈히 정해져 있으면, 흐트러 지지 않는다. 하지만, 마음속에 빈틈이 많이 있으면, 어느새 나은 생활이 이런 풀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게 된다.
"삶이란 아픔이다."
"스님, 참된 아픔이란 정말 소중한 것 같습니다."
아픔이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는 진리를 그는 파를 심으며 깨닫고 있다. 파를 그냥 심으면 썪어버리는데 그것을 햇볕에 바짝 말리고, 뿌리를 잘라 심으면 자 자란다는 것이다. 우리의 삶속에서도 아픔을 견디기 싫어 피하는 숱한 정다움이 있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 글은 작가가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글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간 작가의 탁주 같은 구수한 사진이 간간히 들어 있다. 오랜 노동으로 굵게 변한 손가락과 흙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손톱 가늘지만, 작렬하는 태양속에서도 끄떡없을 것만 같은 몸, 작가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얼굴의 주름등 그의 모습과 배경을 사진과 글로 되어있는 책을 읽었다.
책을 읽고나서 나의 이기적인 성격을 다시 떠올렸다. 나는 예전에 누군가 내 물건에 손을 대는 것 조차 싫어했었다. 그러던 중 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면서 같은방을 쓰는 친구들과 자주 다투게 되었고 나의 문제를 그때 알게 되었다. 같은 방 쓰는 친구중 한 명이 나에게 너무 이기적이라면서 물건을 같이 쓰는게 그렇게 아깝냐고 화를 내는게 아니가? 그전까지는 나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 친구의 그런 지적이 처음엔 싫었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내 잘못을 인정하게 되었고 친구들에게 조금은 너그럽게 양보하면서 잘 지내고 있으니 이책은 나에게 정말 소중한 책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