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분을 읽고 화수분

화수분
저자 : 전영택
출판사 : 소담
`화수분`은 주인공의 이름이다. 이 소설의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화수분이 사람의 이름이라곤 생각도 못했었다. 원래 화수분의 의미는 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 단지로서. 아무리 써도 그 재물이 줄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기서 주인공의 이름인 화수분은 원래의 의미와는 정반대의 뜻으로 비극적인 가난한 생활을 했었다. 그럼 화수분의 의미와 주인공의 이름과는 무슨 관계가 있는 것 일까? 극한 상황 속에서도 자기 자신의 자식인 큰 딸까지 멀리 강화도로 보내야만 했던 주인공의 인생을 반어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화수분의 원래 뜻과 정반대로 사는 주인공의 인생은 나에게 안타까움과 동정심을 가져 다 주었다. 게다가 주인공의 예의 바르고 착해보이는 성격이 나에게 동정심을 더욱 부추긴 것 같다. 정말이지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이 너무 불쌍해 보였다.
이 소설…(생략)

있었다. 하지만 이소설의 마지막 부분의 전화가 내가 예상했던 비극을 무너 뜨려 버렸다.
그것은 바로 화수분 부부가 어린 자식을 품에 안은 채 꼭 껴 안고 밤을 지내지만 부부는 죽고 어린 자식은 부모의 체온으로 살아 남은 것이다. 여기서 나는 아주 극한적 가난의 상황을 극복한 아름다운 가족애와 인간애를 느낄 수가 있었다. 그 가난은 비극이지만 그 가운데서 영원한 사랑과 작은 딸의 생존으로 부활을 나타낸 것이다.
주인공 화수분은 가난하고 어떤 것을 할 수 있는 능력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인물이지만 결국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어린 생명을 구하는 한 선량한 부부의 삶을 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있어서 화수분 부부가 목숨까지 바친 큰딸과 작은 딸에 대한 사랑이 극한 가난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어버이의 사랑을 잘 알게 해주었다 .
그리고 소설 마지막의 뒷이야기가 전혀 없는 것이 나에게 화수분 부부와 두 딸에 대해서 더 많은 여운을 남기게 하였다. 나는 이 소설을 읽는 직후부터 지금 까지 "작은 딸은 어떻게 되었을까? 또는 화수분의 시체는 어떻게 되었을까?"하는 생각이 이 소설에 더 빠져들게 한다.
이 소설은 뒷이야기를 상상하는 재미와 더불어 다시 한번 어버이의 사랑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는 좋은 소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