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전을 읽고 흥부전1

흥부전을 읽고..
어린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로부터 흥부와 놀부 이야기를 읽을 때만 해도 흥부는 선한 인물이고 놀부는 악한 인물이었다.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늘 `흥부처럼 한결같이 마음을 곱게 써야 한다.`라는 어른들의 한마디가 붙어 다녔던 것 같다.
그렇지만 요즘 흥부와 놀부에 대한 해석은 예전 같지 않다. 오히려 흥부가 비판받고 놀부 손을 들어주는 사람들도 있다. 가끔 방송이나 친구들, 어른들 사이에서 흥부전 이야기가 거론될 때면 흥부의 삶의 태도를 비판하고 놀부를 긍정하거나 칭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흥부는 마음씨가 착하기는 하지만 비현실적이고 소극적인 생활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놀부는 남을 짓밟고 이익을 얻으려 하며, 자기를 위해서는 형제까지 내치는 부도덕한 인간형이다. 그런데 흥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흥부가 식구도 많으면서 소비하는 만큼 일을 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놀부에게 쫓겨난 것이며,…(생략)

위해 농약을 치는 사람들, 기술 투자를 통한 신기술 개발보다는 땅 투기로 손쉬운 이익만 챙기려는 사람들, 대규모의 살인 무기를 만들어 팔면서도 입으로는 평화를 부르짖는 사람들, 이들이 바로 현대판 놀부들이다. 문제는 이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는 데 있다.

그래서 나는 더욱 흥부가 그리워진다. 흥부처럼 어려워도 더 불쌍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따뜻한 인간애를 지닌 사람들이 그리워진다. 지금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자, 우리 모두 놀부가 되려고 하지 않았는지, 그래서 부도덕한 행동을 하거나 갈등을 발생시키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과열된 경쟁에 승리자가 되기 위하여 이기는 방법만을 생각하였고, 그 결과 `나`하나만이 존재할 뿐 타인은 무시한 채 살았는지도 모른다.

오늘날 따뜻한 인간애와 나눔의 정신, 근면과 성실을 가진 흥부의 모습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하여야 할 인간상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