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생전을 읽고나서

제목:허생전
예의범절이 갖춰진 빈섬으로 한 걸음 내딛으면서
??허생전??을 읽고
우리는 대부분 홍길동을 읽고 완벽한 이상국가인 율도국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너무나 완벽해서 꼭 가고픈, 그러나 그 섬에 도달하면 우리는 모든 것을 만족하고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1등보다, 1등이 될 수 있는 2등이 좋다고들 하지 않는가? 이 소설에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빈섬이 있었다.
이 소설은 어려웠다. 무엇을 나타내려고 하는지 이해하는 정도마저 소설을 읽고, 이 소설의 해설까지 두어 번 읽은 후에야 조금 알 것 같을 정도로! 줄거리는 글 읽기에 몰두하던 허생은 생활고에 못 견딘 아내의 질책에 집을 나서서 변씨에게 돈을 꾸어 매점매석하고 빈 섬을 경영하다 돌아와 꾼 돈을 갚고 변씨와 친교를 나누게 되고 변씨는 이완과 허생 서로를 소개하게 되어, 허생은 그에게 현실 타개책을 제시하나 …(생략)

것 뿐…….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 소설에는 홍길동전의 율도국과는 또 다른 빈 섬이 있다. 이 섬은 허생이 돈을 많이 벌어 1000명의 도둑들을 모아 살게 한 곳이다. 원래는 무인도였으나 1000명의 사람으로부터 새롭게 시작하게 된 작은 문명이 일어난 곳이라고도 볼 수 있다. 도둑들은 그에게서 ??덕??이라는 것을 배웠고 1년간의 식량도, 집도 있으니 그 섬에서 행복하게 발전해 나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소설에선 그 뒷부분의 이야기는 언급되지 않았다. 허생이 그들에게 돌아갈지 안 갈지도 알 수 없다. 즉, 그 섬은 불안정한 상태라는 것이다. 단지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우리 인간은 이제까지 계속 발전해 나갔고 완벽하지 않고 불안정하기만 한 그 섬은 우리 특유의 특성으로 발전될 것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그들이 도둑이라고 해도 그들은 그 시대상으로 봤을 때, 살기가 힘들어서 도둑이란 길로 접어든 것이지 사람들을 헤치는 것이 주목적은 아니었을 것이다. 홍길동 전의 그 완벽으로 똘똘 뭉친 율도국과는 뭔가 사뭇 다르다. 그 곳은 홍길동이란 지휘자도 있고, 나름대로의 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빈 섬은 법도, 지휘자도 없다. 마치 모두가 평등하게 시작되는 힘들지만 서로의 노력이 담긴 섬이다. 그러므로 난 허생전을 읽고 느낀 점을 이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허생의 뛰어난 재치, 물건을 파는 능력? 아니다. 부패한 선비들의 타락상? 아니다. 그렇다면 허생도 밉상이다. 늘 책만 읽고 아내 신경은 쓰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심지어 그는 돈을 벌 때도 아내 걱정은 하지 않았고 돈을 번 후에도 남한테만 베풀었지 아내는 신경 쓰지 않았다. 자기 가족한테 더 잘하는 것이 훨씬 덕 이있는 행동이라는 건 목민심서에도 나와 있다. 그렇다면 내가 생각하는 느낀 점이란 무엇이겠는가? 바로 허생이 만들어 낸 희망과 미래가 있는 빈 섬이다. 내가 이 소설을 읽고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는 그런 어리석고 무식한 사람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글의 작가 박지원이 단순히 풍자만을 한 것이 아니라 희망을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의 의견은 타당한 반론이 나오기 전엔 굽히지 않을 것이다. 빈 섬에 살게 된 그들이 허생의 도움을 받았다고 그들의 희망과 우리의 희망이 다르다고 생각지 말라. 우린 허생의 도움을 받지 않았지만 집도 있고 먹을 것도 가족도 있다. 그 도둑들 보다 훨씬 풍족할 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이 소설의 빈 섬을 마음에 짖고 가능성이 있는 것을 행복해 하는 것이 어떨까? 난 그 부분에서 매우 깊은 감동을 받았고 지금도 그 감동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 감동을 끝까지 이어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