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를 읽고 장마를 읽고 3

장마를 읽고
나는 장마가 찾아오면 항상 집에 있어야 했기 때문에 그다지 장마를 좋아하진 않았다.
외출 할 일이라도 생기면 옷도 젖고 신발도 젖고 귀찮은 우산까지 들어야 했기 때문에 더욱 장마를 싫어했었다. 그러한 점에서 생각해 볼 땐 아무래도 소설 속의 장마는 그다지 좋은 의미는 아닐 것 같았다.
나는 할머니와 같이 사는데 그래서 가끔씩 사투리를 듣곤 한다.
소설 속에 나온 사투리를 읽으면서도 왠지 친근감이 느껴졌다. 우리 할머니께서 하시는 사투리도 가끔 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재밌기도 했다.
소설 속에 나온 외할머니와 할머니를 보면서 자식을 굉장히 아끼고 사랑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가 자식을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은 나도 물론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소설을 읽으면서 새삼스럽게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가족들도 빨치산에 있는 삼촌이 죽었…(생략)

인 군인과 인민군이기 때문에 서로 대립하고 다투게 된다.
할머니가 점쟁이의 예언을 믿고 모두들 체념한 삼촌이 돌아오기를 바라지만 끝내 돌아오지 않고 삼촌 대신 등장한 구렁이가 뭔가를 의미하는 것 같았다. 그 구렁이가 혹시 삼촌이 환생해서 돌아온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외할머니가 구렁이를 돌려보내면서 구렁이에게 말을 거는 것이 마치 삼촌에게 하는 것 같아 더욱 그런 생각이 들게 한 것 같다. 작가의 의도도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외할머니가 그 구렁이를 돌려보내는데 썼던 방법이 할머니의 머리카락 타는 냄새를 맡게 한 것인데 나는 정말 그럴 것 같진 않다는 엉뚱한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머리카락 타는 냄새를 맡고 돌아간 것은 자신의 어머니의 냄새를 맡고 나서야 편안하게 갈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외할머니는 자신의 아들을 죽인 인민군인 삼촌을 적으로 여길 수도 있는데 왜 그렇게 따뜻하게 대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의 아들을 죽인 인민군이라면 적이라고 생각하고 원망을 하고 미워 할 수 도 있는데 말이다. 아무래도 이런 것이 외할머니의 너그러움 일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같이 사는 집안에 인민군과 군인이 있어서 서로 다투게 되고 상처를 입고 그런 것이 참 안타까웠지만 그게 현실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소설이 6.25 전쟁을 배경으로 쓴 소설인 만큼 우리도 같은 핏줄이지만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적대관계에 놓여있는 것 이것도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할머니가 손자인 동만이의 손을 잡고 지난날을 모두 용서 해주었다고 하고 동만이도 마음속으로 할머니의 모든 것을 용서한다고 했는데 동만이가 할머니에게 용서받을 일이 어떤 것이 있나 다시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삼촌이 몰래 집에 왔다 갔다는 것을 초콜렛 때문에 말해버린 것 일 것 같다.
처음 이 소설을 읽으려고 폈을 때는 그리 적지 않은 양인 것 같아서 이걸 언제 다 읽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숙제니까 어쩔 수 없이 읽어야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정겨운 사투리가 나오고 내용도 그리 지겹지 않은 내용이라서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읽을 때는 몰랐지만 독후감을 쓰면서 다시 떠올려 보니 읽을 때는 몰랐던 사실들을 하나둘씩 생각이 나는 것 같다.
읽을 때는 왜 하필이면 삼촌과 외삼촌이 적대 관계인 인민군과 군인일까 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는데 정리를 해보면서 생각해 보니 작가가 6.25 전쟁으로 같은 핏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서로 적대 관계가 되어있고 서로 다투어야만 했던 우리 남과 북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평소에 책을 그리 많이 읽는 편은 아닌데 이번에 소설을 읽게 되어서 좋았고 소설도 재미있었던 것 같다.
‘장마’를 읽으면서 느낀 것은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다는 것이다. 빨리 통일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이런 일은 다시는 없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외할머니와 할머니에서 볼 수 있듯이 어머니가 자식을 사랑하고 정말 아낀다는 것 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독후감을 쓰면서 다시 정리하고 다시 떠올려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앞으로도 훌륭한 작품도 많이 읽고 책도 많이 읽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