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을 읽고 폭풍의 언덕 5

폭풍의 언덕
사랑으로 시작되는 비극. 그 줄거리도 소재도 끝이 없다. 그런데 가만 들여다보면 모두다 사랑이 그 씨앗이다. 사랑은 눈물의 씨앗인줄 알았더니.
히스클리프. 이 소설을 읽고난 뒤면 그 이름은 미친 불행한 사랑의 대명사가 된다.
언덕위의 집. 워더링 하이츠.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 히스클리프와 캐서린. 사람들은 히스클리프가 그 집에 들어올 때부터 그에게 불길한 징조를 본다. 그의 눈빛이라던가 그의 모습에서 부드럽지 않은 무언가를 느낀다. 히스클리프는 결국 워더링 하이츠를 떠나게 되는데 그는 다시 그 고장으로 돌아온다. 캐서린을 위해서. 폭풍이 몰아치는 언덕위에 히스클리프의 검은 그림자는 그의 미친 사랑을 이미지화한다. 그리고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겨둔다.
그러나 비단 히스클리프만은 아니다. 사랑에 빠진 모든이들. 어쩌면 반미치광이에 가까울것이다. 사랑밖에 보이지 않고 사랑에만 집중…(생략)

있는지 분명히 알고 있었고, 그에게 있어서 그것은 정당한 일이었다. 옳지는 않으나, 해야 하는 일이었다. 하고 싶은 일이었다. 그건 그의 가치관이 그랬기 때문이다. 에드가는 도의감과 품위는 있었으나, 캐서린의 열정적이고 극단적인 성격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래서 그녀에게 필요한 것을 줄 수가 없었다.
히스클리프의 말마따나 애초에 에드가가 캐서린의 결핍을 채워 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차이>, 그리고 그것을 인정하지 않음이 그들을 대립하고 미워하게 만든 것이다.
비교도 되지 않는 비교이지만 굳이 내 생활에 적용해 본다면, 내가 그들을 증오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나는 <똘레랑스>라는 단어를 한 번 절실하게 되뇌어 본다.
관용. 다른 사람과의 <본질적인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관용이란 단순히 누군가가 옷을 벗고 온 몸에 페인트를 칠하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일을 용납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자신과 <다른>이를 용납할 것인가, 뜯어고치려 들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인간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다양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