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글씨 주홍글씨 6

나다니엘 호손의 주홍글씨는 청교도들이 유럽에서 미국 동부 뉴잉글랜드 지방으로 이민 오던 무렵, 어느 여름날 아침 `헤스터 프린`이라는 여자가 `A`라는 표시를 달게 되면서부터 시작된다.
헤스터의 남편인 `로저 찰링워드`는 2년만에 여행에서 돌아와 그 모습을 보고 복수를 결심한다. 나는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 헤스터와 외도를 한 남자가 누구인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그런데 소설을 계속 읽다보니 그 남자가 딤즈테일 목사라는 것과 `로저 찰링워드`는 그에게 무엇인가를 느끼고 의도적으로 접근하고 결국은 모든 비밀을 알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딤즈테일 목사는 하루하루가 너무 괴로웠을 것이다, 목사가 괴로워하는 모습이 너무나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내가 직접 고통을 받는 듯 했다.
헤스터는 그 처벌이 있은 후에 마을을 떠나지 않고 사람들의 멸시의 시선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살아갔다. 헤스터가 너무나도 불…(생략)

직 복수할 집념에 사로잡힌다. 내가 느낀 `로저 찰링워드` 즉 `탈링워드`는 `악마` 그 자체였다. 물론 자기 아내를 훔친 남자가 바로 앞에 있다면 참기 힘들 터이지만, 목사를 치료제로 둔갑한 독약을 먹여 시나브로 죽어가게 하는 모습은 흡사 악마였다. 너무 끔찍했다. 목사는 몇 번이고 사실을 말하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지만 그의 명예와 직위 때문에 쉽사리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깟 명예와 직위가 그렇게도 중요할까? 한낱 껍데기일 뿐이다.
헤스터에게는 `퍼얼`이라는 딸이 있었다. 아마 이 딸이 없었다면 아마도 헤스터는 살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퍼얼`은 헤스터의 희망이자 삶의 목표였다. `퍼얼`은 남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교육도 받지 못했지만 매우 활발하고 총명한 아이였다. 헤스터는 목사의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이제는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목사에게 `로저 찰링워드`의 정체를 밝히게 되고 같이 떠나기로 약속을 한다.
이때 둘에게는 희망의 불빛이 보였다. 그들 셋이서 행복한 가정을 차렸으면 좋겠다는 게 내 바람이었다. 하지만 소설은 내 바람대로 전개되지 않았다. 떠나기로 약속한 날 목사는 설교를 감동 있게 마치고 언젠가 헤스터가 서있던 그 처형대 위에 올라가 마침 시민들 속에 있는 헤스터와 퍼얼을 불러 끌어안은 채 시민들에게 자신이 바로 퍼얼의 아버지였음을 고백하고 숨을 거둔다. 틸링워드는 어떤 배의 의사로 항해를 떠나고 1년 후엔 그도 세상을 떠나 막대한 재산을 헤스터에게 남긴다. 헤스터와 퍼얼은 그 마을을 떠났다가 어느 날 헤스터만 돌아와 목사의 무덤 옆에 묻힌다. 검은 바탕에 주홍글씨 `A`라는 묘비를 같이 세운 채.
나는 이 소설을 읽고 헤스터와 목사가 너무 불쌍했다. 그만큼 고생을 하다가 이제 드디어행복한 삶, `주홍글씨`에서 벗어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는데 목사가 죽어버리다니 말이다.
소설을 다 읽고 무엇인가 허전함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