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향수 8

★독후감상문★
천재의 삶
파트리크 쥐스킨트 의 ‘향수’를 읽고서
우와아;;; 정말 대단하다. 이것이 내가 책을 읽은 후 느낀 점이다. 무려 3~4cm 나 되는 이 엄청난 책을 꾀부리지 않고 다 읽고 또, 독후감 마감 날자가 밀리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서 읽을 정도로 이 책은 엄청난 흡입력을 갖고 있다고 할까.
이 책에 등장하는 그루누이는 정말 불행하고도 행복한 아이이다. 이 아이는 후각기능, 그러니까 냄새를 맡고 기억하고, 분리하는 일에 천재적인 능력이 있었다. 이 아이는 함 번 맡은 냄새는 절대 잊지 않았고, 향기의 탑노트, 미들노트, 라스팅 노트까지 완벽하게 감지할 수 있었다. 또한 그 냄새를 머릿속에서 분리하고, 다른 냄새와도 섞을 수 있었다. 이렇게 멋진 능력을 가진 그루누이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세상의 어떤 냄새도 다 구분 할 수 있는 이 아이는 사실 생선내장과 별반 다를 것 …(생략)

수천 개의 냄새를 전부다 맡을 수 있었다. 당연히 지금 내 옆에는 책들과 책상들 분이고, 지푸라기라던가, 라벤더라던가, 카라멜이라던가 하는 것들은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 그리고 또한가지 내가 이 책에 빠질 수 있었던 이유를 들자면, 이 책의 작가 파크린트 쥐스킨트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와 독자 사이를 연결해 주는 매체인 작품은 작가의 생각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고 배웠다. 작가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그 역할인 만큼 작품은 작가의 성격을 많이 반영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어린아이가 쓴 문학 작품의 소재들이 모두들 작고 예쁘고 밝고 귀여운 것들임을 알 수 있다. 그럼 이 향수란 작품을 들여다보자. 이 책에 등장하는 소재는 냄새를 갖고 있지 않은 기괴한 아이가 생선내장과 같이 뒹굴며 처음으로 세상이란 것을 바라본 향수에 미쳐 사람을 25명이나 살인하면서까지 냄새를 찾아 헤메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 약간은 사이코 적인 소재를 보면서 우리는 이 작가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사실 이러한 소재를 덕에 이 책이 혹 괴기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은 사실이지만, 책을 눈감고 펼친 뒤 한쪽만 자세히 읽어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향기를 아름다운 색깔로 나타낸 이 책에 감탄해버리고 만다. 아름 . . 답다? 라고 표현 할 수 있을 정도로 온화한 향기를 주는 말 그대로 향기나는 그림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는 도중 이러한 어이없는 의문점이 생겼다. 이 책의 저자 파크린트 쥐스킨트의 머릿속엔 무엇이 들어있는 것일까? 이 책을 읽어보면 이런 아의 의문을 저절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책 속의 인물을 설정하기 위해서 그 누구보다 주인공을 잘 알아야 하고, 주인공보다 많이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 향수를 제조하는 방법에서부터 시작해서, 온갖 종류의 향수이름과, 꽃 이름이 나온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작가의 방대한 지식에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혹시 이 사람 그루누이처럼 정말 냄새천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마치 재미있는 백과사전을 읽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이 소설의 배경을 보면 프랑스의 옛 모습을 보여 주는 데 생선좌판부터 시작해서, 향수 집, 그루누이의 볼 폼 없는 침대 등 너무 생생해서 내가 마치 그 도시에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아! 바로 이것이 간접체험이구나!’ 하는 생각을 절실히 느낄 수 있다. 정말이지 이런 것을 보면 작가의 표현력과 방대한 지식에 감동해버리고 만다.
결국 그루누이는 나중에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향수를 만들어 사람들의 사랑을 이끌어 낼 수 있었지만 정작 그 자신은 향기에서 행복을 얻을 수 없었다. 그 이유는 그루누이는 자신이 만든 향수가 얼마나 잘 만들어진 향수인지, 멋지고 훌륭한 행수인지 세상에 알리고 싶어 하지만 사람들은 그저 그루누이의 향수에 취해 그 향수 앞에 굴복할 뿐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루누이의 후각적인 재능이 부럽지가 않은 이유가, 천재적인 후각을 지닌 자신의 존재를 결코 세상에 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재능을 널리 알리고 인정받고 싶어한느 것은 어쩌면 인간의 본성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그루누이의 재능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사람들이 그루누이처럼 뛰어난 후각을 지녀서 그루누이를 인정하는 길 밖에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럴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알아주기엔 그루누이의 재능은 너무 뛰어났다. 그루누이가 손장난 하듯이 만든, 전혀 노력도 하지 않고 만든 향수를 사람들은 마치 숭배하다 시피 했다. 이것을 바라보는 그루누이의 마음은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얼마나 사람들이 바보같이 보였을까. 이는 마치 내가 내 동생 앞에서 구구단을 외우면 내 동생이 대단하다고 말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솔직히, 그루누이가 속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루누이는 인생에서 단 한 번만이라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이 되어 자신의 재능과 내면을 드러내고 싶어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중엔 그르누이는 향수를 만들어 사용함으로써 자신도 냄새를 갖게 되기는 한다. 악마의 자식이라고 까지 불리게 만든 그 결점을 보완한 것이다. 하지만 결국엔 나아가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진 못한다.
자신의 결점은 보완하지만 결국 자신의 재능은 세상에 알리지 못하는 것이이 책의 결론이다. 솔직히 책이 몇장 남아가지 않을 때마다 도대체 결말은 어떻게 될까 두근두근 거리면서 그루누이 같은 사람이 또 한 명 나타나 결국엔 그루누이의 재능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길 기대했지만, 솔직히 천재란 그렇게 자주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도대체 결말이 어떻게 될까 매우 궁금했었다. 그런데 . . .;; 정말 당황스럽게도 결말은 바로 저 것이었다. JUST!!! 저것이었다. 그 두꺼운 책을 읽어나가면 그렇게 기대했던 결말은 정말 허탈한 것이었다. 내 이름처럼 여운을 남기기 위해 일부러 장황하고 스릴 넘치는 본문에 비해 너무도 허탈한 결말을 남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솔직히 향수를 빠져들 듯이 읽었던 독자의 한 사람으로써 작가가 원망스러울 정도로 속상하다. 만약 나보고 결말을 내리라고 한다면 솔직히,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작가만큼 방대한 지식을 갖지 못한 것은 둘째 치고, 이 얽히고설킨 사건을 어떻게 풀지 나로써도 막막하다. 하지만, 이 허무한 결말은 나로 하여금 한 숨을 내쉬게끔 만들어 버렸다.
이 소설의 내용은 자신의 욕망으로 인하여 25명이나 살인을 저질러 인생을 망쳐버리는 한 천재의 이야기로, 욕심을 버리자는 내용인 것 같다. 솔직히 이 책을 읽고나면 이러한 교훈보다는 이 책의 흥미진진한 내용전개가 더 머리에 남을 것 같다. 정말 오랜만에 손에 땀을 쥐게 한 책이었다.